산업 산업일반

트럼프 관세에 美 수출 피한 中, 제3세계서 한중 수출경쟁 격화 예고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5 11:00

수정 2025.12.15 11:00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美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수출선 전환 분석 및 시사점'
中 수출, 美 대신 제3국으로 이동..한중 경합 심화 경계
무선통신 부품·배터리 등 중간재 중심 '美→제3국' 전환
아세안·아프리카·EU·인도 등서 한중 경쟁 격화 대비
트럼프 관세에 美 수출 피한 中, 제3세계서 한중 수출경쟁 격화 예고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관세 인상 여파로 중국이 미국 대신 제3국으로 수출 전선을 강화해 제3국에서 한국과 중국 간 수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의 무선통신 부품과 배터리 등 중간재 중심 수출이 미국 중심에서 제3국으로 전환돼 우리나라와 중국간 수출 경쟁 구도가 다양한 곳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세안·아프리카·유럽연합(EU)·인도 등 4대 전환지에 중국의 수출이 몰려 향후 한중 수출경합 심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표한 '美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수출선 전환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시기마다 대미 수출 비중을 줄이며 수출국 다변화를 가속화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수출대상국 집중도를 나타내는 중국의 HHI 지수는 2018년에는 659를 기록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집권 시기 이후 올해 1~10월까지는 376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도 트럼프 1기인 2019년에는 전년 대비 2.5%p 줄었지만,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은 0.3%p 늘어났다.

트럼프 2기 들어 지난 2월부터 미국의 대중 수입관세가 인상돼 올해 1~10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7.7% 감소한 반면, 대세계 수출은 베트남과 인도 등 제3국을 중심으로 5.3% 증가해 15% 내외의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중국은 무선통신기기·컴퓨터·배터리 등 미국 시장 주력 품목 전반에서 대미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제3국 수출증가분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올해 1~10월 무선통신기기·컴퓨터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지만 대세계 수출은 각각 0.2%, 4.9% 감소에 그쳤다. 배터리 또한 대미 수출이 16.3% 줄었으나 대세계 수출은 오히려 23.9% 증가했다.

특히 소비재보다는 무선통신기기부품·배터리 등 중간재에서 제3국 수출 증가 폭이 더욱 큰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0월까지 중국산 중간재의 제3국 대상 수출은 10.5% 증가하며 자본재(8.8%), 소비재(3.1%)를 크게 앞질렀다.

연구원은 중국 수출의 4대 전환지로 아세안, EU, 인도, 아프리카를 꼽았다.
중국은 아세안에 무선통신기기·컴퓨터·승용차 등을, 주요 전기차 생산시설이 위치한 EU에는 배터리 및 게임용구를, 아프리카에는 승용차 등의 수출을 늘렸고 인도에도 무선통신기기 부품 수출량을 대폭 확대했다.

이에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선 전환이 향후 한중 수출경합 심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슬비 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의 제3국 수출선 전환은 단기적인 대응 전략이라기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면서 "중국의 수출 전환이 집중되는 전략 시장에서 기술·품질 기반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을 보완하고, 품목 다변화로 경쟁 압력이 낮은 영역에서 선제적 우위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