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주의 사회적기업 '담쟁이의 국수이야기'가 다시 지역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몰리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담쟁이의 국수이야기는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발달·중증장애인이 직접 국수를 만들고 판매하는 곳으로,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2016년부터 이어진 '일일 점장'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됐다. 참여자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맞이, 서빙, 판매, 설거지까지 매장 운영을 함께한다.
봉사와 함께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구조 덕에 담쟁이는 오래전부터 지역 정치인·단체장·지방의원들이 수시로 찾는 장소가 됐다.
총선·지선을 앞둔 예비 주자들에게는 자연스레 거치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고, 실제로 당선한 단체장들이 다시 이곳을 찾아 일일 점장을 맡는 사례도 이어졌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당선 이후인 2023년 3월 배우자와 함께 107번째 일일 점장 행사에 참여했다. 부부는 매장에서 국수를 나르고 손님을 맞으며 봉사 활동을 함께했다.
최근에는 내년 지방선거 충북지사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지난달 166번째 일일 점장을 맡아 국수를 나르고 테이블을 정리하며 손님들과 눈을 맞췄다. 그는 "고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디든 간다"며 현장에서 주민의 의견을 차분히 듣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지난 9월 우암점에서 일일 점장 명찰을 달았다. 점심시간 내내 매장을 오가며 서빙과 국수 세트를 판매했고, 수익금이 장애인 급여로 쓰인다는 취지에 공감해 개인적으로 장애 가정 지원 물품을 구매했다. 군정 수행 중에도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나선 모습에 '체감형 봉사'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신용한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13일 168번째 일일 점장에 참여했다. 방송·정책 강연을 이어온 그는 "국수 한 그릇에 담긴 정을 나누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지역 주민과 직접 소통했다.
여기에 오는 20일에는 내년 충북 교육감 선거 진보 진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성근 전 충북도 부교육감이 169번째 일일 점장으로 참여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예비 주자들이 이곳을 찾는 데 정치적 계산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일 점장 프로그램이 지닌 사회적 의미가 분명히 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이 공간의 가치를 알아보고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지역 공동체에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