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尹, 1060일 임기 중 절반 이상 비상계엄만 생각했다 [상보]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5 11:09

수정 2025.12.15 11:09

"北 도발→입법 사법 장악→반대 세력 제거→독재", 尹의 시나리오
조은석 내란 특검팀 15일 수사결과 발표
尹, 전체 임기 절반 이상 계엄만 고심
조은석 내란특검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은석 내란특검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 무력 도발을 통한 전시 상황 혹은 이에 준하는 위기 유발→비상계엄→군 장악 후 입법권과 사법권 장악→반대세력 제거→독재 체제 구축.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이 180일간의 수사를 통해 밝혀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나리오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15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윤석열은 2024년 4월 총선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며 "군을 통해 무력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 2022년 5월 10일 취임, 2025년 4월 4일 탄핵까지 총 1060일간 임기 중 절반(54%)이 넘는 기간 동안 윤 전 대통령이 국정 운영보다 계엄에 더 신경썼다는 것이 특검 수사로 밝혀진 것이다.



특검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고하고 권력 독점·유지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군을 동원해 사법권을 장악하고, 비상 입법기구로 입법권을 장악해 입법·사법·행정권을 모두 틀어쥐는 무소불위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검사 출신임에도 같은 검찰 출신인 한동훈 전 국민의 힘 당 대표나 사법부에 대해서도 적대감을 가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7월 강호필 합참 차장에게 자신이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던 한 전 대표를 ‘빨갱이다.
’라고 말하고, 3개울 뒤인 10월 1일에는 군사령관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는 ‘한동훈을 잡아오라. 총으로 쏴 죽이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한 법관을 체포하려 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윤석열이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