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호주 시드니에서 발생한 유대교 공동체의 하누카 축제 총격 사건에서 용의자 1명을 제압하고 무장해제시킨 용감한 시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5일 로이터 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번 총격 사건 당시 용의자 1명에게 총을 빼앗은 용감한 시민은 시드니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시리아 출신 무슬림인 43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로 확인됐다.
앞서 총격 사건은 유대교 축제인 하누카 첫날을 맞은 전날(14일) 오후 6시 45분쯤 축제장인 시드니 본다이 비치 북쪽에 위치한 본다이 파크 놀이터 근처에서 일어났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나중에 부자(父子) 총격범으로 확인된 2인조 가운데 홀로 총격을 가하고 있던 아버지 바로 옆에 주차된 차량 뒤에 숨어 있다가 달려들어 약 5초간의 격렬한 몸싸움 끝에 아버지 총격범을 넘어뜨렸다.
직후 총을 빼앗아 총을 용의자에게 겨누자 용의자는 주저하다가 다리 쪽으로 도망쳤다.
용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아흐메드는 다리 위의 아들이 쏜 총에 팔과 손에 각각 한 발씩 맞아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시리아에서 호주로 이민 온 무슬림인 아흐메드는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아흐메드의 사촌인 무스타파는 "우리는 아흐메드가 무사하길 바란다"며 "아흐메드는 영웅"이라고 말했다. 무스타파는 아흐메드가 과거에 총기를 다뤄본 경험이 전혀 없다며 사건 당시 우연히 본다이 해변을 찾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오늘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가는 호주인들을 봤다"며 "이 호주인들은 영웅이며, 그들의 용감함이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칭송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아흐메드가 "진정한 영웅"이라며 "그의 용기 덕분에 오늘 수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내각회의에서 "영웅주의의 정점"이라며 "우리는 용감한 사람이자 용감한 무슬림의 행동을 목격했다"며 "무고한 유대인을 살해하려는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을 막아낸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아흐메드를 "매우 용감한 사람"이라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번 총격 사건 용의자는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 2인조다. 아버지 용의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중에는 10세 소녀가 포함돼 있으며, 연령대는 10~87세였다. 이 밖에 40여명은 부상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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