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디스플레이 장비 제작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넘긴 임직원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9단독 박혜림 부장판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국외누설 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73)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를 도와 빼돌린 기술로 회사를 설립한 B 씨(46) 등 2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나머지 공범 2명에게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피고인들에게 각각 사회봉사 80~200시간도 명령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 업체에서 근무하던 이들은 지난 2017~18년 사이, 영업 비밀인 장비 설계 도면 등 수백건을 중국 경쟁업체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회사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부착하는 인쇄회로기판에 도전 필름을 붙이는 장비 제작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납품하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A 씨는 2017년 피해 회사의 사장직에서 물러나며 퇴사한 뒤, 중국 경쟁업체에 장비 제작을 제안했다.
그는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직원들에게도 이직을 제안해 2018년 4월 중국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들은 빼돌린 기술 자료를 토대로 중국 업체에 납품할 시제품과 도면을 제작했다.
A 씨는 중국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에도 피해 회사로부터 고문료를 챙기기도 했다.
박혜림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의 지적 재산을 도둑질해 사용하고, 심지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의 소중한 재산을 다른 나라에 넘기기까지 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 회사와 합의했더라도 이미 유출된 지적 재산은 돌려받을 수 없어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친 것이므로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면서 "범행에 관한 역할 및 기여한 정도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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