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 10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의 출제 난이도 논란으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사임하자 BBC를 비롯한 외신들이 그 배경에 주목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수능의 난이도를 '악명높다'(notorious)고 묘사했다.
BB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한국의 혹독한 대입 시험인 수능의 영어 영역은 어렵다고 악명이 높다"며 오 원장이 '미친 것 같은'(insane) 수능 영어시험 문제에 따른 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번 수능 영어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며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 및 게임 용어와 관련한 지문 2개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다면 문제를 풀어보라"고 덧붙였다.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12일 수능이 '무시무시하다'(fearsome)며 학생들이 꼼꼼한 독해를 바탕으로 추론하거나 빈칸을 채워야 하는 길고 난해한 학술적 지문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또 문항 4개(32, 35, 37, 39번)를 기사 말미에 첨부한 뒤 "만점을 받았다면 축하한다. (그래봐야) 한국 고등학생 상위 3% 안에 들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은 논란을 두고 "한국의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학생들이 받는 엄청난 압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청소년 우울증 및 자살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NDTV도 14일 "한국의 악명 높게 까다로운 수능의 올해 영어 영역이 학생, 교사,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논쟁을 촉발했다"며 "미친 시험"이라는 응시자의 반응을 소개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이 소식이 화제가 됐다. 한 레딧 사용자는 "언어 학습을 수학 방정식으로 바꿔놓았다는 게 거의 놀라울 정도"라고 반응했다. 다른 사용자도 "전문적인 글쓰기가 아니다. 문장이 길고 복잡하며, 언어사용이 지나치게 난해하다"며 "인공지능이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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