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5일 여야 국회의원들을 만나 "우리나라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미가입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인식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선진 외교를 위한 초당적 포럼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CPTPP 가입을 안 한 손실이 있었다. 이제는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CPTPP는 태평양 연안의 일본,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 12개 회원국이 상호 시장 개방을 목적으로 체결한 무역협정이다. 한국이 CPTPP에 가입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회원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는 이점이 있다.
다만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농축산물 강국과 일본 등의 수산국이 회원국으로 포진해 있어,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CPTPP 가입을 두고 농민단체 반발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에도 CPTPP 가입은 불가피하다는 대통령실의 의지를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통상 불확실성 대응과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CPTPP 가입 재검토를 공식화했다. 위 실장 역시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PTPP 가입을 추진 중"이라며 "한미 간 통상협력도 그것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지난 5일 미국이 내놓은 국가안보전략(NSS)에 '북한 비핵화' 표현이 빠진 것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 나쁘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위 실장은 NSS에 한반도 문제 내용만을 보면 우리한테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며 "배경에는 한미 안보 협상 등 우리나라가 방위비 문제에 있어서 전향적으로 먼저 나간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미 원자력 협력 개정과 서해 구조물 설치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특히 위 실장은 원자력 협력 개정과 관련해 미국 측이 우리나라의 핵 개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와 문제 제기가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초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한편 위 실장은 오는 16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후속 조치 이행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위 실장은 방미 기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팩트시트 주요 합의 사항의 이행 방향과 향후 실무협의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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