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년 리그 최우수선수(MVP)에서, 2025년 단 30경기 출장. 2시즌 간 극과 극을 달렸던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의 2026년 연봉 협상은 어떻게 진행될까.
김도영은 지난해 KIA 통합 우승의 핵심 멤버였다. 정규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0.347의 타율과 38홈런 40도루 143득점 109타점 등을 기록했다. 30(홈런)-30(도루) 클럽을 넘어 40-40까지 넘봤던 그가 리그 MVP를 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인기도 압도적이었다. 유니폼부터 각종 굿즈 판매 등 마케팅 측면에서 김도영의 지분은 어마어마했다.
그런 그에게 KIA는 화끈한 연봉 인상으로 답했다. 2024년 1억 원에서 무려 5배가 오른 5억 원에 사인했다. 이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20시즌에 기록한 '데뷔 4년 차 최고 연봉' 3억 9000만 원을 훌쩍 넘어선 것이었다.
그러나 많은 기대를 모았던 2025년 김도영은 큰 시련을 겪었다. 개막전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고, 이후에도 좌우 번갈아 가며 같은 부위를 다친 끝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2025년 김도영의 최종 성적은 30경기 출전에 타율 0.309 7홈런 27타점 3도루 등이다. 출전한 경기에선 여전한 기량을 발휘했지만 단 30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그 기량을 보여줄 기회 자체가 적었다.
게다가 팀도 추락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과 함께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KIA는 부진을 거듭한 끝에 8위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성한 곳이 없었지만 타선에서 김도영의 공백이 매우 크게 느껴졌다.
팀 분위기도 냉랭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승 이후엔 선수단 전원을 비즈니스석 항공기를 태워 스프링캠프에 보내는 등 통 큰 복지가 이어졌고, 현금 10억 원을 들여 필승조 조상우를 트레이드해 오기도 했다.
그러나 성적이 곤두박질친 올해는 모기업의 지갑도 닫혔다. 이미 팀 내 FA인 박찬호(두산 베어스), 최형우(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로 내줬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기조라고는 하지만 뼈아픈 전력 유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 협상 테이블도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큰 폭의 인상을 받는 선수는 소수에 불과하고, 동결 혹은 삭감의 '칼날'이 들이닥칠 선수도 적지 않아 보인다.
김도영 역시 연봉 삭감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활약에 걸맞은 연봉 인상이 있었던 만큼, 올해는 팀 성적 하락과 그에 따른 책임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폭이 어느 정도일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김도영이 단순한 부진이 아니라 부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공백이었던 것을 일정 부분 참작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적지 않은 삭감은 불가피하다. 비슷한 사례로 강백호(한화)가 KT 위즈 시절이던 2022년 5억 5000만 원을 받았다가 부상 등으로 고전한 뒤 2023년 2억 9000만 원으로 47.3% 삭감된 바 있다.
김도영의 삭감 폭은 주전급 선수들에겐 전반적인 연봉 협상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까지 생각해야 하는 만큼, KIA 입장에서도 연봉 산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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