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미세한 진동까지 컨트롤... 한화시스템, 이래서 'K-방산의 두뇌'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5 12:00

수정 2025.12.15 13:42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 직원들이 지난 12일 콕핏형 통합함교체계(IBS)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 직원들이 지난 12일 콕핏형 통합함교체계(IBS)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방위산업은 가내수공업'이라는 인식이 깨졌다. 미세한 진동으로 생길 수 있는 오차를 최소화하는 '무진동 청정실'에서는 KF-21에 탑재되는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와 레이저대공무기 망원경 모듈 생산이 한창이었다. 이어 방문한 '자재관리실'은 원활한 자재 공급을 위한 자동화 시스템이 인력을 대신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차로 3시간 30분, 지난 12일 만난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의 신풍경이다. 8만9000㎡ 규모에 28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방산·전자장비 기술을 결집한 최첨단 생산시설이다.

K-방산의 '눈'과 '두뇌'를 맡고 있는 한화시스템 신사업장인 만큼, 다양한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전자광학 제품과 레이다 핵심부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구미사업장은 △유무인 복합체계 등 첨단 전투체계를 만드는 '연구동' △한화시스템만의 전투체계를 통합시험할 수 있는 '개발시험동' △항공용 고밀도 전자광학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동' △다양한 장비의 유지·정비·보수를 책임지는 'MRO동'으로 구분된다.

특히 1, 2층에 걸쳐 조성된 제조동에서는 '무진동 청정실'과 '자재관리실', '전자광학 청정실'이 눈에 띄었다. 1층 무진동 청정실에서는 소형무장헬기와 중고도무인기, KF-21용 전강학 표적 추적 장비와 레이저대공무기 망원경 모듈이 생산되고 있었다. 고정밀 기술을 요구하는 만큼, 미세한 진동으로 생길 수 있는 오차 유발을 최소화해 최고의 성능 및 품질을 구현하고 있었다. 2층 전자광학 청정실에서는 청정도 1만 클래스 수준을 갖췄다. 경기관총 조준경 500대, 라만 레이저 발진기 40대의 월 생산능력을 자랑했다.

특히, 지난 40여년간 대한민국 해군 함정 대부분에 공급해온 전투체계(CMS)를 탄생시킨 해양연구소의 명성도 클린룸에서 이어간다. AI 기술이 적용된 지능형 전투체계 고도화를 바탕으로 함정 무인화와 무인체계 모함과 같은 미래 해상전력 솔루션을 개발한다.

이어 찾은 자재관리실은 소규모 다 품종 제품을 생산하며 '가내수공업'으로 불리는 방산업의 인식을 과감히 깨뜨렸다. 700평 규모의 넓은 공간에 2만여종의 원자재와 첨단 방산장비 관리를 위한 첨단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기존 사업장 대비 규모를 2배 확장하면서 연구개발(R&D)부터 생산·테스트·수출 기능이 한 곳에 집약된 통합형 체계를 구축했다"라며 "국내 방산 업계 최대 규모인 1500평 규모의 클린룸을 갖췄고, 물류운반용 자율이동로봇(AMR)과 자동화 창고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신사업장에서 생산되는 대표 제품군은 K2 전차 조준경 및 사격통제 장비, 천궁 II 핵심인 다기능레이더(MFR),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항공전자 장비 등이 꼽힌다.
또, 해군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CMS) 등 대한민국 핵심 전자 장비가 주력이다.

한화시스템은 구미 신사업장 건설로 늘어나는 수출 물량의 적기 납품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물리적인 생산 공간과 설비 용량을 기존 대비 30~40% 이상 확장했고, 면적 확대를 넘어 제조 공정 효율화로 단위 시간당 생산량도 극대화 했다"며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대형 수주 물량을 다발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내년 초 송수신 모듈 자동화 조립 라인과 통합 검사 시스템이 구축되면 고객이 원하는 납기를 완벽하게 준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