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내년 봄 출산을 앞둔 예비 쌍둥이 아빠가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을 다룬 보도와 관련해 가해자 가족이 민원을 제기하자, 진행자가 방송에서 공개 사과했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밤 9시께 경기도 양주시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피해자인 이종희(36)씨는 내년 5월 출산을 앞둔 예비 쌍둥이 아빠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친구들을 만나고 걸어서 귀가하던 중 갑자기 인도로 돌진한 흰색 SUV 차량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씨의 동생은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더니 술에 너무 취해서 아예 주차장에서 인도로 연결되는 길로 들어갔더라. 그 상태로 700~800m를 달려서 오빠를 들이받은 것"이라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가해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가해자 측은 "죄송하다", "부양할 가족이 있다",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까 시간을 좀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들은 "예비 아빠의 목숨을 앗아가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기막히다", "감형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송 진행자는 가해자를 '이 인간'으로 칭하며, "볼라드(인도 진입을 막는 말뚝 모양 구조물)가 있었어도 그걸 밀고 갔을 인간인 것 같다", "이 인간의 음주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 "이 정도(혈중알코올농도 0.222%)면 시쳇말로 그냥 술독에 있다가 나온 거다", "제정신으로 운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꾸짖었다.
방영 직후 가해자 측은 방송국 민원실을 통해 진행자의 표현이 불편했다며 수차례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 측은 "방송에서 앵커가 '이 인간'이라고 표현한 건 너무 공격적이다. '사건반장' 보도가 가해자 혐오를 유발한다"며 "재판에서 무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했다고 보도했는데, 그러면 법정에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있겠냐"고 반발했다.
이어 "(우리도) 아프간에서 끌려온 사람처럼 굉장히 불쌍해 보였다.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에 지난 12일 진행자는 "그날 방송에서 유족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했던 나머지 가해자 가족들의 상실감과 아픔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를 드리는 만큼 민원실에는 그만 전화를 주셨으면 한다. 제 부덕의 소치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누리꾼들은 "가해자 가족 웃긴다. 뻔뻔하게 어떻게 민원을 넣냐", "피해자만큼 힘들다니. 피해자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그런 소리를 하냐"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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