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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尹, 술 취해 '배신당한다'며 한동훈 호명…'총 발언' 기억 없어"

뉴스1

입력 2025.12.15 12:35

수정 2025.12.15 12:35

윤석열 전 대통령. 2025.9.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2025.9.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2025.1.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2025.1.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에 출동했던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는 꼭 배신당한다'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호명했다"면서도 "'(한 전 대표를)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는 말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1월 9일 윤 전 대통령이 "많은 사람에게 배신당한다. 나는 꼭 배신당한다"라면서 한 전 대표를 호명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 상태라고 했다.

다만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지난달 3일 윤 전 대통령 재판에 나와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으로 잡아 오라고 했다.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정치인을 호명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이 발언을 들었다고 한 시점(지난해 10월 1일)과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국군의날 행사 이후 윤 전 대통령 주관으로 관저 주거 공간에서 열린 술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이 언급한 지난해 11월 9일은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사령관, 이 전 사령관이 저녁 식사를 한 날이다.

이 전 사령관은 또 "윤 전 대통령은 얘기가 쭉 이어지는 게 아니고 중간에 바뀌어버린다"며 "술 탄 사람이 모아서 나눠주지 않나. 한 사람이 잔을 모아서 쭉 따르고 굉장히 빠르다. 그때그때 다른 얘기를 해서 집중해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날은 앉아서 몸을 못 가눴다. 넘어지려 하니 국방 장관이 부축했고, (가려고) 준비하던 중에 시국 상황이 어려워도 신중하게 대비 태세를 하고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이 전 사령관은 "술을 마시면서 불평을 얘기할 때 '선거 이런 거 믿을 수 없네', '국민들이 잘 믿지 못하게 투명하게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전 사령관은 본격적인 증인신문 전 "비상계엄이 선포될 것이라는 상상도 못 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 출동 과정에서 나중에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과정까지 시간대에 계엄법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권이 국회의원에게 있는 것도 몰랐다"고 했다.

이어 "출동 시에 부대 복귀 전까지는 TV로 국회가 중계되는 걸 몰랐고 저희는 TV를 못 봤다"며 "TV(로 중계된) 내용을 보면 국회의원들이 가진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들어오는 상황에서 수방사를 포함해 본청 외곽에 배치해서 방어하는데 누가 봐도 비상계엄을 방해·저지하기 위해서 출동한 것 같이 비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저를 포함한 누구도 그 자정에 본청에 국회의원이 계시고 거기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하는 건 몰랐다"고 재차 강조했다.


수사기관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진술·증언 과정에서 혼란했던 심리 상태도 언급했다.이 전 사령관은 "저는 비상계엄 선포 뒤 해제 요구 결의까지 153분간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80여 통의 전화를 했다"며 "정보량이 엄청났고 무엇이 사실인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헌재에 증인으로 나갔을 때는 왜곡된 기억이라거나 나만 주장하는 상상이 사실처럼 돼서 다른 분이 피해 볼까 봐 염려했다"며 "그게 제가 기억하는 당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