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지미 라이(黎智英)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최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영국 스카이뉴스와 BBC방송 등 외신은 올해 홍콩 서구룡 형사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78세인 라이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외세와의 결탁 2건과 선동적인 출판물 배포를 하려는 음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무기 징역를 선고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보안법 도입과 함께 일간지 빈과일보는 2020년 8월 강제 폐간됐으며 라이도 구속돼 지난 5년간 수감돼왔다.
재판은 지난 2023년 12월 시작돼 지난 8월까지 이어졌다.
빈과일보와 모기업 넥스트미디어를 창간했으며 의류 유통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한 라이는 지난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운동에 앞장섰다.
라이는 홍콩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이어지던 지난 2014년 우산 혁명과 2019년 강제송환법 반대 시위에 자주 등장했으며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다.
에스더 토 판사는 라이가 중국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미국으로 접촉 대상을 확대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유죄 판결에 대해 영국 정부가 영국 시민인 라이를 보호하지 못하고 중국 공산당 눈치를 보면서 시민들의 안전과 법치, 언론의 자유 보다 중국과의 무역을 더 중요시 여기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해 당선 후 라이의 석방이 우선 과제라고 말한 적이 있어 앞으로 영국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는 지난 1800여일 동안 독방에 수감되면서 당뇨와 고혈압, 심계항진으로 건강이 악화돼 옥중 사망할 수 있다고 가족들이 우려해왔다.
라이의 아들 세바스티엔은 자신의 부친이 옥중 사망할 경우 "금융센터로서의 홍콩은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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