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압 신속히'…경상국립대,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개발

자기출력 전기를 다시 끌어다쓰는 '순환전하 피드백'으로 기동속도 40배 이상

[진주=뉴시스]경상국립대학교 물리학과 이종진·공재민 교수 공동 연구팀.사진 왼쪽부터 정지원 박사과정생(제1저자), 이종진 교수(교신저자), 김동현 석사과정생, 공재민 교수, 고지영 박사과정생.(사진=경상국립대 제공)[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이종진·공재민 교수 공동 연구팀(제1저자 박사과정 정지원 학생)은 느리고 불규칙한 움직임에서도 몇 초 안에 수 ㎸(킬로볼트) 전압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구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ENG)'는 두 물질이 닿았다 떨어질 때 생기는 전하로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작은 진동이나 사람의 걸음만으로도 높은 전압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전압이 서서히 쌓여 '처음 켜질 때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 실용화를 가로막는 약점이었다.

연구팀이 선보인 '재귀적 전하 피드백 마찰전기 나노발전기(CF‑TENG)'는 발전기가 스스로 만든 전하를 다시 내부로 되돌려보내 전압을 눈덩이처럼 불리는 구조가 핵심이다.

전극 사이를 몇 번만 반복해서 눌러 주면, 주기마다 전하가 합쳐지면서 기존 구조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로 고전압에 도달한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10×10㎠ 대면적 소자 실험에서는 양극성 모드에서 약 ±6㎸, 단극성 모드에서 –14㎸전압을 약 8초 안에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이 소자로 발광다이오드(LED) 5000개가 연결된 어레이를 25초 만에 모두 점등하는 데도 성공했다.

경상국립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정지원(제1저자) 학생은 "마찰전기 나노발전기가 높은 전압을 만들 수 있음에도 실제로는 전력 공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늘 한계로 지적돼 왔다"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전압의 크기뿐만 아니라 시간에 따라 전압이 어떻게 축적되는지에 주목해 설계 전략을 새로 정립했다"라고 말했다.

경상국립대 물리학과 이종진 교수(교신저자)는 "같은 소자라도 회로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전혀 달라질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연구이다"라며 "특히 유전체의 마찰극성을 고려한 토폴로지 설계와 표면 전위 이력 측정법은 향후 마찰전기 소자는 물론 다른 유전체 기반 에너지 하베스터 설계에도 활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IF: 26.0)에 ‘예측 설계를 활용한 고속 응답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를 위한 재귀적 전하 피드백’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 연구는 교육부·경상남도가 지원한 ‘지역 혁신 시스템 및 교육(RISE) 사업', 한국연구재단의 LAMP 사업(RS-2023-00301974),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반도체 특화대학 지원사업(P0028099)에서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진주=뉴시스]경상국립대학교 물리학과 이종진 교수팀의 순환 전하 피드백 마찰전기 나노발전기(CF-TENG)의 작동 원리 모식도.(사진=경상국립대 제공)[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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