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무협 "美 관세에 中 수출선 전환 가속…제3국서 수출경합 대비해야"

뉴스1

입력 2025.12.15 13:47

수정 2025.12.15 13:47

무역협회
무역협회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중국이 제3국으로 수출선 전환을 가속하면서, 제3국에서 중국과의 수출 경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표한 '美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수출선 전환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대상국 집중도를 나타내는 중국의 HHI 지수는 2018년 659에서 지난해 444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 1월~10월엔 376까지 낮아졌다.

실제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도 트럼프 1기인 2019년에는 전년 대비 2.5%포인트(p) 줄었지만,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은 0.3%p 늘어났다. 특히 트럼프 2기 들어 지난 2월부터 미국의 대중 수입관세가 인상되며 올해 1~10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하지만 대세계 수출은 베트남(22.3%), 인도(12.3%) 등 제3국을 중심으로 5.3% 증가했다.



중국의 미국 시장 주력 품목인 무선통신기기·컴퓨터의 올해 1~10월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비 30% 이상 감소했지만, 대세계 수출은 각각 0.2%, 4.9% 감소에 그쳤다. 배터리 또한 대미 수출이 16.3% 줄었으나 대세계 수출은 오히려 23.9% 증가했다. 제3국 수출증가분이 대미 수출 감소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비재보다는 무선통신기기부품·배터리 등 중간재에서 제3국 수출 증가 폭이 더욱 큰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0월까지 중국산 중간재의 제3국 대상 수출은 10.5% 증가하며 자본재(8.8%), 소비재(3.1%)를 크게 앞질렀다. 보고서는 유통·마케팅 등의 제약이 큰 소비재의 경우 수출선 전환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 수출의 4대 전환지로 아세안, 유럽연합(EU), 인도, 아프리카를 꼽았다. 올해 1~10월 중국의 제3국 수출증가분 2318억 달러 중, 대아세안 수출은 677억 달러 증가해 가장 큰 비중(29.2%)을 차지했다.

주요 전기차 생산시설이 위치한 EU는 배터리 및 게임용구, 아프리카는 승용차 등의 수출 확대가 두드러졌다. 인도는 글로벌 무선통신기기 조립 허브로 부상하며 중국의 무선통신기기 부품 수출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의 수출선 전환이 향후 한-중 수출경합 심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올해 1~10월 기준 4대 전환지 대부분에서 한-중 수출경합도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여 아직 영향이 본격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후 EU·인도·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출경합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전례가 있어 향후 수년간 경합 심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무역협회 허슬비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 전환이 집중되는 전략 시장에서 기술·품질 기반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을 보완하고, 품목 다변화를 통해 경쟁 압력이 낮은 영역에서의 선제적 우위 확보도 병행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