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5대 대형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실손보험금이 8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형외과 관련 비급여 진료가 보험금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15일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8조48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했다. 2021~2024년 연평균 증가율(7.6%)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1조8906억원으로 전체의 22.3%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내과·외과·산부인과 등 필수 진료뿐만 아니라 비급여 비율이 높은 과목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가정의학과(4002억원·비급여 비율 71%), 마취통증의학과(2732억원·68.8%), 재활의학과(2619억원·66.3%) 등이 대표적이다.
이비인후과(2508억원)는 독감·감기 치료용 비급여 주사제 사용이 늘면서 전년동기 대비 20.9% 증가했다. 비뇨의학과(2089억원)도 고가 신의료기술인 전립선 결찰술 이용 증가로 37.6% 급증했다.
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 전체 지급보험금 12조9000억원 가운데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가 2조2903억원, 비급여 주사제는 6525억원으로 전체의 23%에 달했다.
한방병원 실손보험금도 35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9% 확대됐다. 한방첩약 급여화와 협진 확대 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3·4분기 기준 1~4세대 손보사 실손보험 손해율은 120.7%로, 지난해 말 대비 3.7%p 상승하며 손익분기점인 100%를 크게 웃돌았다.
금융당국은 손해율 정상화를 위해 비급여 항목을 중증·비중증으로 구분하고, 비중증 비급여는 자기 부담률을 최대 50%까지 높이는 5세대 실손보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도수치료 등 3개 의료행위를 관리급여로 지정해 적정 의료 이용과 국민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 등이 관리급여로 되면 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손해율이 지나치게 높아 비급여 관리와 함께 실손보험료 정상화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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