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는 "'수능 불영어 논란'에 책임을 지고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학 입학 시험은 힘들기로 악명이 높다"며 고난도 문항 4개를 제시하고 독자들에게 직접 풀어보라고 했다.
"맞힐 수 있겠느냐"며 NYT가 소개한 4개 문항은 'culturetainment'라는 합성어가 등장하는 24번,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34번, 시계가 반복적 자연현상을 이용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36번, 게임·아바타와 가상공간에 관한 39번이었다. NYT는 이 문항들을 간단한 온라인 퀴즈로 제작해 독자들이 직접 답을 골라보고 정답과 대조해볼 수 있도록 해뒀다.
NYT는 영어 부분에서 최고점을 받은 응시자의 비율이 지난해에는 6%였으나 올해는 3%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년 수십만명의 학생들이 8시간에 걸쳐 보는 수능은 한국의 수십년 된 전통이며, 시험이 치러지는 시간대에는 수험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항공기 이착륙 금지, 공사 중단, 교통통제가 시행되며 일반인들이 소음을 최소화하도록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BB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한국의 혹독한 대입 시험인 수능의 영어 영역은 어렵다고 악명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BBC는 이번 수능 영어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며 34번과 39번 문제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다면 문제를 풀어보라"고 덧붙였다.
영국 인디펜던트도 수능이 "무시무시하다(fearsome)"며 "학생들이 꼼꼼한 독해를 바탕으로 추론하거나 빈칸을 채워야 하는 길고 난해한 학술적 지문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또 문항 4개(32, 35, 37, 39번)를 기사 말미에 첨부한 뒤 "만점을 받았다면 축하한다. 한국 고등학생 상위 3% 안에 들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 또한 이 같은 논란을 두고 "한국의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학생들이 받는 엄청난 압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청소년 우울증 및 자살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NDTV 역시 "한국의 악명 높게 까다로운 수능의 올해 영어 영역이 학생, 교사,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논쟁을 촉발했다"면서 "미친 시험"이라는 응시자의 반응을 소개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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