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미국 상장사 이사 절반 이상이 현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교체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토론 기여도와 전문성 부족이 주요 이유로 꼽혔고, 형식적인 이사회 운영과 평가 방식에 대한 회의론도 나왔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15일 '거버넌스 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미국 상장사 600명 이상의 이사를 대상으로 'PwC 연례 기업 이사 설문조사' 결과 이사의 55%가 이사회 구성원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그 이유로는 이사회 토론 기여도 부족(41%), 이사의 전문성 부족(21%) 등을 꼽았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런 결과는 토론에 활발히 참여해 이사회의 주된 기능인 감독 및 조언 기능을 잘 수행하기보다 '이사 자리'에만 연연하는 이사가 꽤 있다는 뜻"이라며 "이사회의 역동성을 높이려면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할 제고 등을 통해 적격성을 갖춘 이사 선임 과정에서부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문 결과는 이사회 평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뚜렷하게 보여줬다. 응답자의 78%가 현재 평가 방식이 이사회 성과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51%)이 이사회 평가 과정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허제헌 삼일PwC거버넌스센터 파트너는 "대부분의 조직 구조와 달리 이사회는 위계 없이 운영되며 이사 간 상호 감독이 기본이 되기 때문에 이사회 운영을 위한 정책과 절차 수립, 문화, 관계 구축, 자기 규율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기적이고 객관적인 이사회 평가를 통해 이사회 활동을 점검하고 개선해 가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최근 상법 개정을 계기로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 1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최근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등 개정 상법에 대응해 정관 및 관련 규정 정비(55%), 조직 재정립(35%), 이사회 운영 프로세스 개선(31%) 등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필요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이사회 운영 프로세스 개선(48%)과 정관 및 관련 규정 정비(48%)를 가장 많이 꼽았다.
보고서는 "이번 상법 개정을 단순한 규정 준수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전사적 위험 관리와 감독 체계 강화 관점에서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공시와 이사회 교육, 외부 전문가 활용 등 실질적인 운영 체계 관련 준비는 상대적으로 필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전문은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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