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현재 3개월 시계인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통화정책 방향 예고)의 기간이나 구체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금통위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신 위원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한국은행 통화정책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현재 금통위원회에서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깊이와 폭을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재 3개월 후 금리에 대한 개별 금통위원의 견해를 제공하고 있다. 신 위원은 "시장은 3개월 후 금리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견해, 또는 3개월 시계를 넘어 6개월 후 또는 1년 후 금리에 대한 견해 등 포워드 가이던스의 깊이와 폭이 확대되기를 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예측력과 정책 유연성 사이의 딜레마를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실제 올해 주택시장과 환율 문제가 금리 결정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금통위가 제시한 포워드 가이던스와 실제 금리 경로 간 괴리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 위원은 "저희가 금리 결정의 유연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조건부'라는 점을 시장이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다 발전시켜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 위원은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제도에 대해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중대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문에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한은이 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는 "과거에는 개인적으로 금중대 제도를 점차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경제 부문별 양극화가 심한 우리 경제에서의 금리 결정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지금은 동 제도를 우리나라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의 하나로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을 고려한 중립금리 수준에 비해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의 적정 중립금리는 더 낮고 대기업은 더 높을 것"이라며 "취약 부문을 배제한 채 평균적인 경제 상황만을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중대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 재정정책 성격이 강한 특정 목적 프로그램들은 점진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한편, 보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취약 부문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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