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마이크론, 이번주 분기 실적…삼성·SK하닉 '영업익 200조' 가늠자

뉴스1

입력 2025.12.15 15:41

수정 2025.12.15 15:4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오는 17일 내놓을 실적에 이목이 쏠린다. 마이크론은 주요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다.

특히 마이크론 실적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내년에 영업이익 200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계속 제기되는 'AI 거품론'의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사이클' 마이크론 순이익 2배 전망에도 거품론 우려

1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26회계연도 1분기(9~11월)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 콜을 진행한다.



마이크론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3.93달러로 전년 동기(1.79달러)보다 120% 급증하고 매출은 45% 이상 증가한 128억 2000만 달러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이 HBM이나 서버용 D램 등 AI 메모리 생산 확대에 주력하면서 PC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범용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졌고 가격이 치솟고 있다.

구조적인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마이크론 주가도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다만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 10일 사상 최고가인 263달러를 돌파했다가 이틀 만인 12일 하루 동안 6.7% 급락하는 등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요동쳤다.

이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로 시장의 기대가 높아졌지만 AI 관련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AI 거품론'도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올해 급등했지만 AI 거품론 영향으로 11월 중순 이후 조정 국면이다.

마이크론 실적발표에서 △HBM 공급 현황 및 가격 책정 △자본지출(capex) 규모 등에 따라 급격한 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실적발표 당시 내년도 HBM 물량이 모두 계약됐다고 밝혔지만, 마이크론은 아직 명시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마이크론이 구체적인 HBM 계약 현황과 수급 계획을 공개할지 주목된다. 마이크론은 최근 AI 메모리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 소비자 브랜드인 '크루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장기적인 메모리 수요를 뒷받침하는 자본지출 전망치도 관심사다. 마이크론이 최근 내놓은 2026 회계연도 자본지출 전망치는 180억 달러인데, 이번 실적발표에서 전망치가 15억 달러 이상 상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내년 영업이익 200조 원 전망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가늠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 메모리 생산능력이 월등해 슈퍼 사이클로 인해 더 큰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추정치(38조 8280억 원)보다 114.4% 많은 83조 2420억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올해 추정치보다 75.2% 증가한 74조 64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전망치를 상향하면서 두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07조 6120억 원으로 상향했고, iM증권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843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16조4천48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중 DS부문 영업이익은 94조6250억원으로 예상됐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맞춤형 반도체(ASIC)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2026년 HBM 총 출하량은 올해 대비 3배 급증할 것"이라며 "2026년 HBM 부문 매출액은 올해보다 197% 증가한 26조 5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전체 HBM 매출액의 70% 이상이 12단 제품이고, 범용 D램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전 세계 D램 회사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구가할 것"이라며 "변화된 환경이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제고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