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본토 방어' 북부사령관, 의회서 소신 발언
트럼프, 주방위군 투입하며 '내부의 적' 주장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도시에 주방위군을 투입하는 데 대해 미군 최고위급 장성이 공개 반박하며 소신 발언에 나섰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4성 그레고리 기요 북부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11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난 내부의 적'(enemy within) 관련 어떠한 징후도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요 사령관은 "우린 다양한 방식으로 조국을 방어하라는 명령을 수행할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러한 방식으로 임무를 부여받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북부사령부는 미국 본토 방어와 민간 지원, 안보 협력 임무를 수행한다. 기요 사령관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사령관도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우위 주요 도시에 주방위군을 배치하며 그 근거로 '내부의 적'을 들었는데, 임무 총책임자인 최고위급 장성이 공개 부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장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내부의 적'이 주방위군을 미국 내 배치해야 할 이유"라며 "민주당이 운영하는 도시를 우리 군의 훈련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통제 불능 상태가 되기 전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개입하는 순간 통제 불능 상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명했다.
민주당은 주방위군 배치가 군사력 남용이며, 주(州)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미시간)은 "우리 도시를 '훈련장'으로 이용한다거나 '내부의 적'을 추적한다는 발언은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오로지 미국을 보호하는 데 군을 사용한다고 확신하지 못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은 지방 당국이 공공 안전 유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무법 상태와 싸우기 위해선 주방위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공화당 소속 로저 위커 미 상원 군사위원장(미시시피)은 "최근 몇 년간 폭력 범죄, 폭동, 마약 밀매 등 잔혹한 갱단 활동이 꾸준히 늘어 왔다"며 "미국 여러 도시로 병력 배치는 적절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테드 버드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주 및 지방 당국이 위법 불법 체류자와 폭력 전과자를 거리에서 없애는 데 협력한다면 병력 배치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청문회 전날인 10일 연방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LA에 대한 주방위군 병력 배치를 종료하고, 군 통제권을 주지사에게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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