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해킹 얘기가 나올 때마다 힘들어 죽겠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송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취임 후 연이은 해킹 사태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 SK텔레콤(017670)에 이어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쿠팡 등 해킹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조사 역량이 분산되는 등 정부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KT 소액결제 사태 조사 결과는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KT 소액결제 사태 최종 조사 발표, 연내 힘들듯
배 부총리는 1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진행된 '2025년 과기정통부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해킹 관련해 연달아 사건·사고가 나다 보니 인력이 제한돼 대응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문제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계획 수립을 동시에 하는 게 굉장히 쉽지 않은 과정이다"고 말했다.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의 연내 최종 조사 결과 발표 여부에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발표를 늦출 생각은 없다"면서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까지 겹치면서 조사 역량이 분산된 데다 경찰 수사와 연계되는 부분이 있어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해킹 정황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KT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배 부총리는 "해킹 사고와 정보보호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고, 민간에서도 정보보호를 투자로 인식했으면 한다"며 "AI 전환 시대로 가는 데 있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정부가 내년 정보보호 예산을 17% 늘린 만큼 민간에도 문제 의식을 갖고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징벌적 과징금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AI 거품은 안 온다"…AI 거품론 정면 반박
이날 배 부총리는 "AI 거품은 안 온다"며 최근 불거진 'AI 거품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배 부총리는 정부와 민간 기업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의지를 나타내고, 이를 통해 만들어질 성과가 가시화돼 AI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AI 분야 투자가 지속될 거라고 강조했다.
AI 거품론은 최근 미국 월가 등 투자 시장을 중심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AI 기술 기업 가치가 치솟고 관련 투자 지출이 급증한 데 비해 실제 수익성은 이를 뒷받침하지 않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배 부총리는 "기업 입장에서 데이터나 인프라 등 투자가 워낙 많이 들어가다 보니 효용성 얘기가 나오고, AI 투자를 어느 정도 하는 게 맞는지 주저하는 게 있었다"며 "정부 의지와 투자만 갖고 AI를 만들 수 없는데 그동안 움직이지 않던 민간에서 GPU 26만 장 확보에 함께 나선 점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지금의 투자를 사업적·연구 성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잠재 경제 성장률을 3% 이상 높인다면 AI 투자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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