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호주 본다이 해변의 총격범을 제압한 시민 영웅이 총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시리아 출신의 40대 무슬림 이민자인 그를 돕기 위한 모금액이 벌써 10억원 가까이 모였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본다이의 영웅'으로 떠오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의 가족은 그가 팔과 손에 총상을 입고 시드니의 세인트조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유대교 명절 '하누카' 기념 행사 도중 2인조 부자(父子) 총격범들이 총기를 난사해 모두 16명이 사망했다. 총격범 중 아버지 용의자도 숨졌다.
아흐메드는 아버지 총격범 주변의 차량 뒤에 숨어있다가 그에게 맨몸으로 달려들어 총을 빼앗았다.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진 총격범은 뒷걸음질을 치다 다른 곳으로 달아났다.
아흐메드는 2006년 시리아에서 호주로 이민 와 시드니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무슬림인 그는 호주 시민권을 보유하며 6살·5살 딸 둘을 뒀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매체들이 전했다.
온라인 기부금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아흐메드를 도우려는 후원금이 밀려 들었다. 지금까지 1만5000명이 참여해 100만7459호주달러(약 9억8630만원) 가 모였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윌리엄(빌) 애크먼이 현재 최대 기부금인 9만9999호주달러(약 9800만원) 를 쾌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세계 지도자들은 앞다퉈 아흐메드의 영웅적인 행동을 칭송했다.
아흐메드가 입원한 병원 밖에는 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여성은 "나의 남편은 러시아인, 아버지는 유대인, 할아버지는 무슬림"이라며 "이 건 본다이만이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총격범들은 파키스탄 출신 사지드 아크람(50)과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으로 드러났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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