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G에너지솔루션
에너지 순환 기업 도약 비전 성과
배터리 수요 둔화에 ESS사업 확대
조기 양산으로 북미시장 선점효과
내년 ESS영업익 비중 50% 넘길듯
에너지 순환 기업 도약 비전 성과
배터리 수요 둔화에 ESS사업 확대
조기 양산으로 북미시장 선점효과
내년 ESS영업익 비중 50% 넘길듯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매김했다. 오래 전부터 선제적으로 ESS 사업을 준비해왔던 국내 배터리 업계의 노력이 ESS 시장 성장과 맞물려 부각되는 가운데, ESS 시장 성과가 전기차 배터리 성과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기차와 ESS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마저 에너지 사업이 전기차 사업 보다 빠르게 성장해 향후에는 더 커질 것이라고 거듭 밝힐 정도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주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ESS 시장 진출 현황과 향후 전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 배터리 회사가 아닙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세액공제에만 기댄 채 부진한 실적이 누적되는 시점에 전격적으로 내놓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사진)의 이같은 중장기 비전은 '신의 한수'가 됐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에 맞서, 북미 생산 라인을 조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 대응 체제로 바꿔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준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내년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ESS가 차지하고 2027년에는 ESS 매출액이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3·4분기 영업이익은 미국 당국의 보조금 없이도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ESS 사업이 있었다는 평가다. 지난 9월 말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 여파로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줄었으나 ESS 사업에서 큰 폭의 매출 성장이 보조금 없이도 흑자기조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북미 ESS 양산 앞당겨 '선점 효과'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027년 ESS 부문 매출액은 13조 5400억원대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 매출액(13조 4800억원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ESS 영업이익도 2026년 1조 8200억원, 2027년 2조 7700억원으로 ESS 영업이익 비중이 내년부터 50%를 넘길 것으로 관측됐다.
LG에너지솔루션 ESS 부문에 대한 이같은 긍정적인 전망은 3·4분기 영업이익을 기점으로 잇따르는 분위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분 3655억원을 제외해도 3·4분기 영업이익이 2358억원을 기록한 것은 북미 ESS 사업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제품을 본격 양산하면서 북미 ESS 수요에 대응하는 유일한 ESS 생산 업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김동명 사장의 전략적 리더십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데 업계의 이견은 없다.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공급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비용과 시간을 모두 고려한 조치로 북미 ESS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지역에 ESS용 LFP 신규 공장을 건설해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시간 홀랜드 공장 내 공간을 ESS용 생산라인으로 신속하게 전환하기로 결정, 발빠르게 설비 최적화에 나서면서 올해 6월 양산을 시작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을 앞서 북미 ESS 양산을 시작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급증하는 북미 ESS 수요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ESS 수요 폭증, 새 성장동력으로
주택, 상업, 산업용에서부터 대규모 전력망 및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ESS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말까지 북미지역에 30GWh ESS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유럽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 LFP로 전환, 유럽지역에서도 현재 생산 역량을 구축하며 글로벌 ESS 시장 선점에 LG에너지솔루션이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내 일부 EV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한 것과 관련, 업계에선 지역 내 공급 안정성과 고객 대응 유연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접근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리쇼어링(본국 회귀)으로 미국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결국 누가 빠르게 현지 생산을 갖추느냐가 북미 ESS 시장을 선점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김동명 대표의 전략적 판단과 발빠른 대응이 전기차 시장 침체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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