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금리 전망 '1년 점도표' 도입 검토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5 18:23

수정 2025.12.15 19:22

현행 3개월서 확장 모의실험중
중장기 전망 신호 파악 용이할듯
조건부 금리전망 모의실험(Pilot Test) 예시(굵은 선이 동결). 한국은행 제공
조건부 금리전망 모의실험(Pilot Test) 예시(굵은 선이 동결).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포워드 가이던스) 시계 확장과 점도표(dot plot)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통화정책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시장금리 변동성을 완화하는 목적이다. 다만 실제 채택된다고 해도 실제 기준금리 결정과의 괴리에 따른 정책 신뢰도 저하 문제가 있는 만큼 세부방식은 조정될 전망이다.

김병국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5년 한국은행 통화정책 컨퍼런스'에서 지난해 7월부터 1년 내 시계에서 금리전망 복수 전망치를 제시하고, 점도표 형태를 채택하는 방식 등으로 모의실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022년 10월 시작된 3개월 내 포워드 가이던스는 금융통화위원들이 내놓은 동결·인상·인하 '가능성'만 공개하고 있다.

점도표는 특정 기간 내 도달할 것으로 판단하는 기준금리 수준에 '점'을 찍는 것으로 가령 '2.50% 3명, 2.25% 3명'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비투표 위원을 포함한 19명의 향후 금리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분기마다 발표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금통위원당 2개 또는 3개 금리전망 제시 방식도 언급했다. 이 경우 점도표는 12~18개 전망치로 구성된다. 그 대상 시계 역시 현행 3개월에서 1년 이내로 넓혀보겠다는 한은의 구상이다. 김 팀장은 부작용과 관련해선 "점도표 분포 확대로 명확한 금리 수준 제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복수 전망을 할 경우) 다수 의견이 제시한 금리 수준이 아닌, 다른 쪽에 더 많은 점이 찍히면서 정책 의도가 왜곡될 우려도 있다"고 짚었다.

김 팀장은 현행 방식은 시계가 3개월로 짧고, 금리 수준이 아닌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장기금리에 대한 기대 관리, 중장기 정책기조에 대한 정보전달이 어렵다"며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고, 구체적인 금리인하 횟수나 수준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월 금융기관, 학계 등 관계자 1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시계 확장에 대해 83.9%가 '적절하다'고 응답했고, '부적절하다' 의견도 14.7% 있었다.


김 팀장은 "시장 기준금리 기대 형성과 금리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은이 지난 2016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월별 자료를 기초로 91일물 통화안정채권의 금리 변동성을 추정해본 결과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 실시 이후 통화정책방향 발표 당일 시장금리 변동성이 이전부터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시장은 미래 금리 경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고 있으나 실제 경로와 괴리 발생시 정책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전망 오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환경에서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려면 포워드 가이던스가 '조건부'임을 시장에 이해시켜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