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국민연금이 고환율 상황에 대응해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전략적 환헤지'와 '외환 스와프' 조치를 2026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달러·원 환율이 1480원 선을 위협하는 등 불안한 흐름이 지속되자,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시장 안정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15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 주재로 2025년도 제7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기금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 연장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당초 2025년 말까지로 예정됐던 전략적 환헤지 비율 조정 기간을 2026년까지로 1년 추가 연장한다.
이에 맞춰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의 650억 달러(약 92조 원) 규모 외환 스와프 거래 만기 역시 2026년 말까지로 연장된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급등할 때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자산 일부를 매도(환헤지)해 달러 공급을 늘림으로써 환율 안정에 기여하는 조치다. 기금위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환율 안정화를 위해 한시적 조치를 2025년까지 연장한 바 있으나,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재차 연장을 결정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1473원 내외에서 전략적 환헤지가 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금위는 "올해도 여전히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을 내년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집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달러·원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80원 턱밑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정부는 전날(14일) 오후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소집해 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휴일임에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금융당국 수장과 복지부 차관과 산업부 실장까지 참석해, 국민연금과 수출기업 등 주요 수급 주체의 자금 흐름을 전방위적으로 살피며 시장 안정 의지를 내비쳤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을 기대된다.
외환당국(기재부·한은)은 "외환스왑 거래가 외환시장 불안정 시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연금도 환율 급등 시 외환스와프를 통한 해외자산 환헤지는 해외투자에 수반되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여 기금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금위는 환헤지 연장 안건 외에도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한 '목표초과수익률 설정방안' 등도 함께 논의했다. 목표초과수익률은 기금운용본부가 기준수익률을 초과해 달성해야 하는 수익률의 목표치로서, 목표성과급 중 상대성과의 평가 기준으로 활용된다. 기금위는 초과수익 창출 필요성과 지속되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2022~2026년 5년 누적 목표 초과수익률을 0.248%p(포인트)로 의결했다.
아울러 기금위는 환율 관련 4자 협의체(복지부·기재부·국민연금·한국은행)의 논의 배경과 공동연구 논의 방향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기금위는 앞으로 관련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주요 정책 추진 시 기금위의 심의·의결을 받아 추진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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