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억弗 계약 내년말까지
전략적 환헤지 기간도 늘려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 650억달러(약 95조원) 규모의 외환스와프 계약을 내년까지 1년 연장했다. 해외 투자 자산에 대한 10% 전략적 환헤지 기간도 동일하게 연장했다. 계속되는 '고환율 불길'을 잡기 위해 국민연금이 첫 '소방수'로 나서는 셈이다. 이번 국민연금의 스와프 연장 결정이 원화 가치 하락세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73.7원)보다 2.7원 내린 1471.0원에 마감했다.전략적 환헤지 기간도 늘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2025년도 제7차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의결된 주요 안건은 두 가지다. 국민연금기금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및 외환스와프 기간 연장과 목표초과수익률 설정이다.
기금운용위는 국민연금의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비율 조정기간을 2026년까지 추가 연장키로 했다. 지난해 12월 기금위는 환율 급등 이후 안정화에 따른 환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전략적 환헤지를 해왔다. 이를 올해까지 연장했는데, 고환율이 지속됨에 따라 1년 더 연장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미리 정한 기준보다 올라가면 보유한 달러 자산을 팔아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시장에 달러가 공급돼 환율을 끌어내린다. 기금운용위는 2022년 말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최대 10%까지 올린 바 있다.
기금운용위 측은 "올해도 여전히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을 내년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적 환헤지를 하도록 탄력적 집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의 외환스와프 계약도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 650억달러 규모다. 양자 간 외환스와프는 지난 2022년 100억달러로 처음 계약을 했었다. 이후 매년 150억달러씩 늘려왔는데 지난해 12월 650억달러까지 증액했다. 이번에 규모를 늘리지 않고 직전 계약과 같은 규모(650억달러)로 연장한 것이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원화를 맡기고 해외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한은의 외환보유액에서 빌려오는 것이다.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지 않아도 돼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원화값 하락을 막는 효과가 있다.
국민연금이 외환스와프를 적극 활용하면 외환보유액이 거래금액만큼 줄어들긴 한다. 하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에 그친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때에는 외환스와프 거래가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기금운용위는 2022~2026년 5년 누적 목표 초과수익률을 0.248%p로 의결했다. 초과수익 창출과 계속되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균형있게 고려했다는 게 기금위의 설명이다. 목표초과수익률은 기금운용본부가 기준수익률을 초과 달성해야 하는 목표수익률이다.
정 장관은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지키면서 장기적인 시계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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