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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로클리어에 340조원 손배 소송…EU 우크라 지원 계획에 맞대응

뉴스1

입력 2025.12.15 21:26

수정 2025.12.15 21:26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러시아 중앙은행이 벨기에 중앙예탁기관인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약 2300억 달러(약 337조 65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모스크바 법원에 제기했다.

유럽연합(EU)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려는 계획에 대해 러시아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지난 12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소장을 접수했으며 청구 금액은 러시아의 동결된 국유 자산 전액에 해당하는 18조 2000억 루블이라고 밝혔다.

유로클리어는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에서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 약 2100억 유로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EU는 이 자금을 대출로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 정상들은 이를 위해 지난 12일 해당 자산을 무기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EU의 계획이 국제법을 위반한 절도에 해당하며 중앙은행과 유로화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고 EU에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 또 러시아 내 유럽 민간 투자자들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 보복 조치를 다짐해 왔다.

전문가들은 모스크바 중재법원이 중앙은행에 유리한 판결을 신속히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중국,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등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에 있는 유로클리어 자산에 대한 강제 집행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 자금을 사용하는 EU의 계획은 유럽 내에서도 반대에 부딪혀 왔다.
은행가들은 이처럼 막대한 국유 자산을 압류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