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리모로 100명 낳았다"…중국 부유층, 美 시민권 쇼핑 논란

뉴시스

입력 2025.12.16 00:00

수정 2025.12.16 00:00

[뉴시스] 중국인과 기타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캘리포니아의 대리모 중개업체 ACRC 글로벌은 해외 의료 목적의 이동을 주제로 한 베이징 의료·보건 박람회가 열린 지난 10월 행사장에서 부스를 운영했다. 박람회에서 전시된 배아 관련 슬라이드를 보는 관람객들. (사진 = WSJ 캡처) 2025.12.15.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중국인과 기타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캘리포니아의 대리모 중개업체 ACRC 글로벌은 해외 의료 목적의 이동을 주제로 한 베이징 의료·보건 박람회가 열린 지난 10월 행사장에서 부스를 운영했다. 박람회에서 전시된 배아 관련 슬라이드를 보는 관람객들. (사진 = WSJ 캡처) 2025.12.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중국의 일부 억만장자와 자산가들이 미국의 대리모 제도를 활용해 수십 명의 자녀를 낳고 이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게 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윤리적·법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부유층 사이에서 미국의 대리모 제도를 이용해 대규모 '미국 태생 자녀 가족'을 형성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상업적 대리모가 불법이지만 미국 일부 주에서는 합법인 점을 이용한 것이다.

대표 사례로는 중국 온라인 게임업체 '듀오이 네트워크(Duoyi Network)'의 최고경영자(CEO) 쉬보가 있다.

그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대리모를 통해 태어날 최소 4명의 태아에 대한 친권 인정을 신청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이미 8명 이상의 자녀가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거나 출산이 진행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자신의 자녀가 1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쉬보는 2023년 화상으로 출석한 비공개 심문에서 "사업을 물려줄 아들을 중심으로 약 20명의 미국 태생 자녀를 원한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자녀 수가 지나치게 많고 양육 계획이 불분명하다며 친권 인정을 거부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쉬보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인은 미국에서 대리모와 난자 기증을 통해 10명의 딸을 얻었으며, 일부 부유층은 동시에 수십 명의 대리모와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리모 한 명당 비용은 최대 20만 달러(약 3억원)에 달한다.

WSJ는 미국 내 대리모 산업이 법률 사무소, 체외수정(IVF) 병원, 중개업체, 보모 서비스까지 결합된 '미니 산업'으로 성장했으며, 중국 고객 수요에 맞춰 부모가 직접 미국에 입국하지 않고도 자녀를 얻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수정헌법 제14조에 따라 자동으로 시민권을 얻는 만큼 외국인의 대리모 활용을 통한 시민권 우회 문제가 정치권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미 상원에서는 중국인을 포함한 일부 국가 국민의 미국 대리모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중국 정부 역시 해외 대리모 출산에 대해 "심각한 가족·사회적 윤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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