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배우 고준이 전신 화상으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15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는 고준이 출연해 절친 이상준, 조재윤을 초대했다.
이날 고준은 "어렸을 때 성직자가 되려고 했다. 비사회적 성격이 있어서 유치원 끝나고 집에 오면 주먹을 항상 꽉 쥐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주먹을 펴면 머리카락이 나오고, 유치원 친구들이 말을 걸어도 말 못 하게 하려고 할퀴었다.
이어 "어머니가 절도 보내고 성당에도 보냈었는데 성당 오르간 소리가 너무 멋있었다. 종소리도 멋있어서 새벽 미사를 나갔었다.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신부님이 멋있어서 또 보러 갔다"고 회상했다.
수도원까지 추천받았지만 이성에 눈을 뜬 탓에 꿈을 포기했다고. 고준은 "신부님에게 '수도원 가면 여자를 못 만나요'라고 물었는데 '못 만난다'라고 해서 '그러면 신부 못하겠어요'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준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는 또 있었다. 그는 "기억은 못 하는데 한 살도 되기 전에 전신 화상 환자였다. 어머니가 커피포트에 우유를 데우다 잠시 자리를 비우셨는데, 제가 전기선을 잡아당긴 것 같다"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물이 쏟아졌으면 제가 얼굴부터 다 화상을 입어야 하는데, 다행히 팔과 배만 화상을 입었다. 유추하건대 (포트를) 엎질러 놓고 뜨거운 물이 바닥에 있는데 엎어졌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치원 때부터 사회를 처음 접하고 식구가 아닌 사람을 만나지 않냐. (화상 때문에) 놀림을 너무 많이 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넌 괴물이다', '외계인이야'라고 했다. 돌도 맞아본 적 있다"고 말했다.
고준은 "저 자신을 지켜야 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어떻게 어울려야 할지 몰랐다"며 "신부님을 처음 뵀을 때 왜 좋았냐면 먼저 다가오지 않으셨다. 키 크신 분이 저를 이렇게 보고 계셨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때는 사회를 잘 몰랐고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몰랐다. 사람들은 저를 다른 종족으로 봤다"며 "당시 아버지가 전파사를 하셔서 비디오, 전축이 있었다. 사람을 안 만나니까 방구석에서 맨날 LP를 듣고, 영화를 봤다. 사회를 배우의 연기를 보고 터득했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박경림이 "당시 어머님이 죄책감이 상당할 것 같다"고 하자 고준은 "항상 어머니에게 '절대 어머니 탓이 아니다. 얼굴 안 다친 게 아니냐. 어머니 덕분에 훌륭한 배우가 됐으니까 전혀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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