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하이브리드 공작'으로도 제재 범위 확대
EU, 개인 17명·법인 6곳 제재 추가…"러 '그림자 선단' 겨냥"벨라루스 '하이브리드 공작'으로도 제재 범위 확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를 우회하면서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 '그림자 선단'을 겨냥한 제재 목록에 개인 17명과 법인 6곳을 추가했다.
15일(현지시간) 공개된 EU 관보에 따르면, EU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존과 주권, 독립을 약화하거나 위협하는 것과 관련한 제한 조치' 명단에 개인 5명과 법인 4곳, '러시아의 불안정화 활동과 관련한 제한 조치' 명단에 개인 12명과 법인 2곳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EU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제재는 러시아 석유 회사 로스네프트와 루코일과 연관된 기업인들, 유조선을 소유·관리하는 해운사들과 연계된 사업가 등 '그림자 선단'의 조력자 9명을 겨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개인과 법인들은 전통적 군사적 공격과 함께 사이버 공격·정보전 등 비군사적 수단을 결합한 복합적 위협을 의미하는 '하이브리드 위협'을 제재하는 EU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원유 운송과 수출을 도운 혐의로 캐나다와 파키스탄 이중 국적의 석유 거래업자인 무르타자 라카니 머컨타일&마리타임의 최고경영자(CEO)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계 미국인인 전직 플로리다 부보안관 존 마크 두건도 제재 명단에 추가됐는데, 미국 국민이 EU의 대러시아 제재 명단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러시아를 상대로 총 19차례에 걸쳐 제재를 부과했으나 러시아는 여전히 '그림자 선단'을 활용해 막대한 양의 원유를 중국과 인도 등에 판매하며 전쟁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로이터는 EU의 일원인 리투아니아로 담배 밀수 풍선 등을 반복적으로 침투시키는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회원국의 민주주의와 법치, 전반적인 안보를 저해한 책임을 물어 제재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발 풍선이 영공을 거듭 침범해 자국의 항공 교통이 차질을 빚고, 공공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최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군대에 작전 재량권을 늘리기로 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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