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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게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 석방 촉구 "표현 자유 침묵시켜"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6 10:48

수정 2025.12.16 11:12

'홍콩 민주화 세력 종말 위기' 반중 매체 '빈과일보' 창업자이자 패션 브랜드 지오다노 창립자 외국과 공모·선동 혐의…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 받아 종신형 가능성…처벌 양형은 이르면 내년 1월 선고될 전망 英 "정치적 조작 기소"…EU "민주주의 침해 상징"
지미 라이가 2020년 7월 1일 홍콩에서 인터뷰하는 모습.AP뉴시스
지미 라이가 2020년 7월 1일 홍콩에서 인터뷰하는 모습.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 민주화 운동가이자 언론인인 지미 라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것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석방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 문제에 관해 얘기했고, 라이의 석방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라이는 건강이 좋지 않다.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다"며 "그래서 요청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시 주석을 만났을 때 직접 라이 사건을 언급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정부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도 성명을 내고 "정치적으로 조작된 기소"라며 석방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 역시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시행하면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기본적 자유가 얼마나 심각하게 침해 당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일부 국가들이 홍콩의 사법 시스템을 폄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홍콩 활동가들과 지지자들이 지난 8월 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미 라이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모습.AP뉴시스
홍콩 활동가들과 지지자들이 지난 8월 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미 라이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모습.AP뉴시스
중국 본토 출신 영국 국적인 라이는 1981년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패션 브랜드 '지오다노'를 설립, 자본을 축적한 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2년 전인 1995년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를 설립했다. 그는 빈과일보에 신랄한 비평을 내고 민주주의에 대한 불굴의 지지를 드러낸 인물로, 오랜 기간 중국 정부의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결국 라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20년 8월 체포됐고, 같은 해 12월 기소됐다. 재판은 2023년 12월 시작됐다.

2년간의 재판 끝에 홍콩 고등법원은 △외국 세력과 공모해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 △선동적인 출판물을 인쇄·출판·판매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라이는 종신형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처벌 양형은 이르면 내년 1월 선고될 전망이다.

이에 미국 매체는 "라이의 유죄 판결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856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200번 가까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