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시작 ‘취약계층 창업사업단’ 첫 결실...자립까지 지원
2·3호점도 곧 개점...자립형 복지모델 제시
2·3호점도 곧 개점...자립형 복지모델 제시
[파이낸셜뉴스] 노숙인과 취약계층 시민들에게 희망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희망의 인문학' 프로그램 수료생이 직접 음식점을 열고 자립의 첫 걸음을 뗀다. 시는 향후 2·3호점을 연이어 지원해 인문학을 통한 자립과 재기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16일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집밥 음식점 '정담'이 서울역 인근에 문을 열고, 지역주민과 직장인들에게 따뜻한 한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정담'은 서울시 취약계층 창업사업단이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제 1호 '동행스토어'다.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중 조리사 등의 경험이 있는 총 5명이 직접 운영을 맡는다.
참여자들은 실직과 알코올 중독, 사업 실패, 이혼·가족해체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희망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희망을 품고 가족과의 재결합이나 자활기업으로의 독립을 꿈꾸고 있다.
수료생들은 창업 전 자활작업장으로 조성된 서계동 청파언덕집에서 전문 셰프 지도 아래 조리교육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아카데미, 현장 멘토링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청파언덕집'은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를 지원받아 1층 식당(주방 및 홀), 2층 커뮤니티공간, 3층 프로그램실(인문학 등) 등을 조성했다. 음식점 및 카페창업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학 수강생과 수료자들이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은 푸드앤컴퍼니의 박소진 셰프가 직접 진행했고, 멘토링은 강철 대표가 운영 중인 가이오국수 등에서 총 15회 이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동행스토어1호점 '정담'을 찾아 수료생들이 제공하는 '감사의 식탁'에서 식사를 했다. 창업지원금을 후원한 이정빈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인테리어 설계 재능기부에 참여한 서지영 탈건축사사무소 대표와 문주현 디자이너 등이 식사를 함께 했다.
'동행스토어' 사업은 올해 초 희망의 인문학 수료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수료자 중에서 조리사·바리스타 등 관련 분야 유경험자와 자격증 취득자들을 중심으로 공동체 형태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자립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일정 기간 참여 후 참여자가 개별 창업으로 독립하면 또 다른 수료자가 그 자리를 새롭게 채우게 된다.
시는 이달 안에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입구 건물에 2호점 '내 생애 에스프레소'와 내년 1월 서울역 인근 3호점 뜨개질 카페 '이음'을 개점 예정이다.
'희망의 인문학'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448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후 약 10년간 중단되었다가 2022년 다시 시작돼 올해까지 2721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시작, 총 7206명의 인문학 동문을 만들어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가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누군가의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는 것"이라며 "취약계층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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