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퉁신현의 한 공원에서 얼음 호수에 빠진 네 살 남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13세 소녀가 현지에서 '작은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일 발생했다. 얼어붙은 호수 위를 뛰놀던 남자아이가 갑자기 얼음이 깨지며 물속에 빠져들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공황 상태로 구조대를 기다리고 있었고, 주변 주민들도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그때 한 소녀가 조심스레 다가와 "아주머니, 저는 몸이 가벼워요. 제가 내려가서 구해볼게요"라고 제안했다.
주민들이 건네준 파이프를 손에 쥔 소녀는 얼음 위로 기어가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얼음판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깨지면서 소녀 역시 차가운 물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다행히도 구조대가 곧 도착해 두 아이를 신속히 끌어올렸다. 당시 기온은 영하 5도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소녀는 담요를 둘러쓰고 몸을 녹인 뒤,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조용히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한 행인이 찍은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소녀는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소녀를 '작은 영웅'이라 부르며 신원을 찾기 시작했고, 구조된 남자아이의 부모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수소문에 나섰다.
결국 소녀는 퉁신현 제2중학교 학생 리자팅(李佳婷)으로 확인됐다. 아버지에 따르면, 딸은 그날 집에 돌아와 젖은 옷을 말리며 난로 옆에 앉아 있었지만, 정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물 뿌리는 차 옆에 있다가 물이 좀 튀었다"고만 말했다.
아버지는 온라인에 올라온 소식을 보고서야 딸의 행동을 알게 됐다고 한다. 아버지는 "딸이 너무 자랑스럽다. 물이 차고 얼음도 얇았는데, 망설임 없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러 나갔으니까"라고 말했다.
리자팅은 평소 밝고 남을 잘 돕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 소방서를 견학한 뒤 "소방관이 멋지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다만 아버지는 "다음에는 꼭 자기 안전부터 챙기라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중국 SNS에서는 "마음씨도 예쁘고 행동도 예쁘다", "이런 용기 있는 아이에게 상을 줘야 한다"는 글이 쏟아졌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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