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경계감·브로드컴 실적 충격…17일 마이크론 실적 분기점
[파이낸셜뉴스] 코스피지수가 16일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론 및 고용지표 발표에 대한 경계감으로 4020선까지 밀리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반도체 등 시가총액 상위주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 1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7% 내린 4022.41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0.07% 오른 4093.32로 출발했으나, 개장 직후 하락 전환해 오전 한때 4011.34(-1.94%)까지 밀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176억원, 2747억원 순매도하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하락세는 미국 증시에서 불거진 AI 수익성 우려가 국내 반도체 업종으로 전이된 탓이다. 간밤 미국 시장에서 브로드컴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AI 매출 총마진이 낮다고 언급하자 주가가 5.6% 하락했다. 미국발 AI 버블 우려와 실적 실망감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34% 내린 10만3400원에, SK하이닉스는 3.07% 급락한 53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는 17일 예정된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 관련 중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명암이 뚜렷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97%) 등 방산주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1.41%)를 비롯해 헬스케어, 화장품, 음식료 등은 상승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8% 하락한 920.25를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80억원과 46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홀로 4494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AI 우려로 악화된 투자심리에 더해 주중 발표될 미 고용·물가지표에 대한 경계감이 외국인 수급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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