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경사부터 서장까지, 27人 경찰의 기록
"피해자 보호는 경찰 본질" 국민 안심 신고 독려
"피해자 보호는 경찰 본질" 국민 안심 신고 독려
[파이낸셜뉴스] 경찰청 여성청소년 담당 경찰관들의 생생한 경험담 27편을 담은 첫 수기집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가 출판돼 눈길을 끈다. 여성청소년 업무 전반을 다룬 수기집은 이번이 첫 사례다.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에서 수기집 출판 기념 북토크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국민들에게 여성청소년 분야 경찰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피해자들이 경찰 신고를 주저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축하 공연과 함께 저자와의 인터뷰 등으로 진행됐으며, 공동 저자 27명 중 17명의 경찰 작가가 참석해 속 깊은 현장 이야기를 나눴다.
수기집 첫 페이지를 장식한 조병기 부산진서 부전지구대 경사는 "번아웃 극복을 위해 시작했던 글쓰기가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며 "경찰 일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글에 담겼다"고 밝혔다.
강력팀 출신인 박해연 서울 마포서 경사는 "내부적으로 '여청수사팀이 편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사투하는지 알리고 싶었다"며 "피해자 보호는 경찰관의 본질"임을 강조했다.
10년 경찰 생활 중 9년을 지역 경찰로 근무한 김한솔 충북 청주흥덕서 경사는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던 경찰의 '민낯'과 2차 피해 위험성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김 경장은 "반성하고 동료 수사관들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며 "페미니즘은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평등"을 역설했다.
박재영 서울 광진경찰서장은 지휘관으로서 이례적으로 수기집에 참여한 배경을 밝혔다. 박 서장은 "서장으로 오기 전까지 여청 업무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APO, SPO들의 심리적 고통과 고충을 직접 접하며 세심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매일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경찰서까지 걷는 20분 동안 '오늘 하루도 무사히'를 간절히 기도하며 일과를 시작한다"고 밝혀 현장 경찰관들의 고충과 사명감을 대변했다.
행사를 총괄 기획한 조주은 경찰청 여성안전학교폭력대책관은 "오늘 행사는 비슷한 고민과 딜레마를 겪는 동료 경찰관들이 서로 환대하고 지지하는 다정한 모임"이라며 "지역과 업무를 떠나, 우리가 피해자 보호라는 공동의 사명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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