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 못 와 민주당 인사 2명 연결해줘"
[파이낸셜뉴스] 통일교 행사를 위해 여야 대통령 후보 접촉 여부를 두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모두 연락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6일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총재 비서실장 정모씨, 윤 전 본부장 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 중이다.
이날 재판에는 이현영 전 통일교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주관 행사인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와 관련해 윤 전 본부장과 통화한 인물이다. 당시 행사에는 펜스 미국 전 부통령이 참석했다.
이 전 부회장은 민주당 측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결국 연결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 전 부회장은 "당시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와 해외 유력한 분의 화상대담을 추진했다"며 "우리가 주최한 평화 서밋에 오고, 안 오고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화상 대담을 통해 해외 유력인사와 사람을 소개하고 연결해주는 것이었다. 그걸 맡은 분이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였고, 그쪽에 사람을 소개해준다고 했다가 이후에 아무 것도 추진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특검이 '펜스 전 부통령과 윤 전 대통령의 만남 주선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이 전 부회장은 "윤 전 본부장의 의도에 따른 전략에서 나온 이야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윤 전 본부장이 압박해서 그 행사에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압박한 것"이라며 "저는 윤 전 본부장의 물귀신 작전이라고 본다. 책임자의 무책임한 책임전가"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회장은 "윤 전 본부장은 당시 한 총재의 신뢰를 이용해 자신의 전략을 전개한 것"이라며 "본인이 우리 조직을 장악하고 조직에 놀라운 일을 만들고 교단 전체를 힘들게했다"고도 했다.
또 '민주당과 접촉하지 않았느냐'는 특검 질문에는 "이메일 주소를 인터넷으로 알고 접촉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은 발언 기회를 얻어 즉각 반발에 나섰다.
윤 전 본부장은 이 전 부회장의 심문을 들은 뒤 "팩트를 말하고 법리적으로 반박해야 하는데 본인의 진술조차 앞뒤가 안맞는다"며 "펜스 전 부통령에 대한 부분을 놓고도 이 전 부회장이 이렇게 얘기하면 안된다. 2월 8일 펜스 전 부통령이 와서 스피치 할 때 이재명 캠프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 전 부회장이 그 얘기를 저한테 해주면서 '와서 앉아있다가 스피치하고 나갈 때 펜스와 만나면 좋겠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펜스 (전) 부통령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 쪽이 연락왔고, 이재명 후보 쪽도 연락이 왔다"며 "이 후보는 제주에 가 있어서 비대면으로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비대면으로 하면 레코딩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걸 펜스 전 부통령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본부장은 "제 기억에 이 후보는 못와서 나중에 하겠다고 했지만, 거기에 최근에 이슈된 두 분의 민주당 캠프 분들은 브릿지를 해줬다"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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