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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멀어지자 예·적금 뜬다… '年 15% 이자' 등장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6 18:16

수정 2025.12.16 18:15

5대銀, 반년새 예금 40조 증가
적금 3조 늘어 수신경쟁 '치열'
만기 앞둔 연말 고금리 승부수
"이벤트성 상품, 조건 확인해야"
금리인하 멀어지자 예·적금 뜬다… '年 15% 이자' 등장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개월 만에 약 40조원이 불었고, 정기적금도 3조원 이상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꺾이면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린 데다 단기 이벤트성 적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연말 수요를 끌어당긴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6월 대비 4.3% 증가한 971조989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은 8.1% 증가한 46조2948억원이었다.



금리환경 변화가 시중금리를 올린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이 연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인하 기조를 사실상 폐기하면서 증시 대신, 예·적금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 1년 만기 예금의 최고금리는 지난달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정기예금 금리의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금리는 올해 5~10월 2.5%대 전후를 유지하다 지난달 2.8%대로 뛰었다. 이달 15일 기준으로는 연 2.841%에 달한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지난 6개월간 적금으로의 자금 유입이 더 두드러진다. 연말을 앞두고 하반기에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출시한 단기 이벤트성 상품이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는 △IBK기업은행 랜덤게임적금(최고금리 15%), 전북은행 JB 슈퍼씨드 적금(최고금리 13%), 우리은행 두근두근 행운적금(최고금리 12.5%) △KB국민은행 우리아이사랑 적금(최고금리 10%) 등이 있다.

특히 연말에는 예·적금 만기가 집중되는 은행간 자금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도 수익성보다는 기존 고객의 자금 이탈을 막고,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차원에서 고금리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금융소비자들도 고금리 상품 혜택을 누리기 위해 연말에 주거래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을 찾거나 신규상품을 가입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이같은 이벤트성 적금이 경우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월 납입 한도가 수만~수십만원으로 제한돼 있고,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미션을 수행하거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고금리'라는 상징성이 크고, 체감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액 한도 상품이라고 해도 연말 자투리 자금을 운용하려는 수요를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벤트성 상품은 사실상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소액 한도라는 단점이 있어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만큼 연말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전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