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달러지수 1% 하락에도 불구
원화환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수준
日 총리는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정부 확고한 환율방어 의지 보여
우리는 美주식투자에만 책임돌려
당국, 성장보다 환율방어 우선해야
원화환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수준
日 총리는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정부 확고한 환율방어 의지 보여
우리는 美주식투자에만 책임돌려
당국, 성장보다 환율방어 우선해야
경제성장률이 작년 2.0%에서 금년 0.9% 내지 1%로 하락한 이유는 내수침체에 있다.
작년 말 대비 7월 2일까지 8% 하락했던 대미 환율은 12월 12일까지 다시 8.6% 상승했다. 12월 들어 달러지수가 1%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환율은 0.3% 상승한 1470원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첫째, 원화의 대달러 환율을 선도하는 엔화의 대달러 환율이 작년 말 대비 금년 7월 2일까지 8.6% 하락했으나, 이후 12월 12일까지는 8.4% 상승했다.
둘째,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입규모가 7월 4억9000만달러, 8월 2억8000만달러, 9월 27억7000만달러, 10월 68억1000만달러, 11월 55억2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셋째, 다수의 수출기업이 자신들의 달러 수요에 대비하여 원화로의 환전을 기피하고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무역수지 흑자가 달러 공급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넷째, 최대 2%p까지 벌어졌던 미국과의 정책금리 차이와 유동성 공급 과잉이 정책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총통화(M2) 기준으로 우리나라 9월 현재 전년 동월비(평잔) 증가율은 8.5%로 미국의 10월 4.7%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다섯째, 대미통상협약에서 매년 200억달러 대미 투자협약은 외환시장에 한국 정부의 외화 자금조달 애로가 구조적으로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을 구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상기 요인 중 개인들의 대미 주식투자로 인한 달러 수요는 AI 투자 거품에 대한 미국 증권시장의 위험 증대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주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내린 반면 일본 중앙은행은 이번 주 정책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며, 내년에도 양국의 금리정책이 엇갈린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 등은 내년에 달러가 금년에 비하여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메릴린치증권은 원화 환율을 금년 말 1450원과 내년 말 1395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내년 환율이 금년보다 다소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6년 세계 경제도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어 환율 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안정에 대하여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것이다.
최근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필요할 경우 정부는 과도하고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확고한 환율방어 의지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에 보여준 모습은 미온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투자에만 책임을 돌리는 것으로는 환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지수는 6월 말 대비 11월까지 6% 급등하여 시차를 두고 국내물가에 압력을 높일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물가안정 측면에서도 통화정책을 성장 촉진보다 물가와 환율 안정을 우선으로 운영하겠다는 적극적인 신호를 시장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편 국민연금법을 개정하여 국민연금이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은 외환시장에 한국의 외화조달 문제가 심각하다는 부정적 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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