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속 '성과급 전쟁'
SK하이닉스 상한선 해제 이어
퇴직연금에 적립 방안 논의
임단협 돌입한 삼성전자도
'보상 강화' 핵심의제로 부상
SK하이닉스 상한선 해제 이어
퇴직연금에 적립 방안 논의
임단협 돌입한 삼성전자도
'보상 강화' 핵심의제로 부상
■반도체 빅2 성과급 개편 시동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경영성과급 일부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 중이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9월 PS 상한선(기본급의 1000%)을 폐지하고,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전액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경영성과급의 선택지를 넓히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오전 경기 기흥사업장에서 '2026년 임금 교섭' 1차 본교섭에 돌입했다. 교섭의 주요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기준의 투명화와 상한선 해제다. 공동교섭단은 지난 11일 열린 상견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OPI 제도 투명화 △상한선 폐지 △기본급 7%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OPI는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만 지급되도록 제한돼 있어 이를 폐지해달라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슈퍼사이클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양사 모두 성과급 제도 개편을 통해 인재유출 방지와 사기진작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업계 인재 쟁탈전 심화
실제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호황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역대급 실적'이 기대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4분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매출 87조7380억원, 영업이익 15조3495억원 수준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회복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개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연간 영업이익이 38조82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의 '40조 클럽' 복귀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 역시 4·4분기 실적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99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반도체 시장이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슈퍼사이클 초입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업계 전반에 인재 확보 경쟁도 불붙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핵심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성과급 등 내부 보상책을 앞다퉈 도입하며 조직안정을 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지난해 실적에 대해 지급한 성과급이 직원 1인당 평균 85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재직 6년차 이상 엔지니어의 경우 연봉과 성과급을 합친 총수령액이 500만대만달러(약 2억3500만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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