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300만원 패딩 안에 9천원짜리 내복... 超합리소비 '프라이스 디코딩' 확산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6 18:24

수정 2025.12.16 18:23

올겨울 패션시장 新소비트렌드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6층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패딩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6층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패딩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고물가와 소비위축 국면 속에 겨울의류 시장에서 이른바 '프라이스 디코딩(Price Decoding)'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품질이 중시되고 겉으로 드러나는 패딩·아우터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택하는 반면, 가격대에 따른 품질 차이가 작은 이너웨어는 가성비 구매를 지향하는 신소비 행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겨울 의류 소비의 큰 트렌드는 제품의 가치를 면밀히 따져보고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등은 '트렌드코리아 2026'에서 이 같은 소비행태를 프라이스 디코딩으로 규정했다.

소비자가 제품의 표시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원가·기능·브랜드 가치·내구성 등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를 세밀하게 분석해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는 의미다. 무조건 비싸거나 저렴한 것을 찾기보다는 '쓸 때는 쓰고 아낄 때는 아끼는' 초합리 소비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겨울 100만~300만원대 프리미엄 패딩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우터 수요가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아우터(몽클레르, 캐나다구스, 노비스, 파라점퍼스 등) 매출은 지난 10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전년 대비 28.9% 증가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각각 약 25.0%, 26.3% 늘었다.

반면 이너웨어 시장에서는 1만원 안팎의 가격대에 수요가 몰리며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내의·내복 거래액은 지난 1~7일 기준 전년 대비 245% 급증했으며, 편의점과 다이소 등 다양한 채널에서 가성비를 강조한 이너웨어를 선보이며 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