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혼란·대출 규제 '겹악재'
건설업계 계획 10만7630가구중
공급 물량은 8만4621가구 그쳐
내년에도 지방선거 등 변수 여전
건설업계 계획 10만7630가구중
공급 물량은 8만4621가구 그쳐
내년에도 지방선거 등 변수 여전
16일 파이낸셜뉴스가 10대 건설사의 올해 주택 공급실적을 조사한 결과 8만4621가구를 분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형 건설사의 연초 공급계획은 10만7630가구로, 이 가운데 78.6%만 실제로 공급된 셈이다.
업체별로 보면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일부 회사만 계획된 물량 이상을 공급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만8834가구를 분양해 계획물량(1만5378가구)을 웃돌았다. 포스코이앤씨도 당초 계획(1만5558가구) 대비 소폭 늘어난 1만6317가구를 공급했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계획된 물량을 상당 부분 소화하지 못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7109가구 공급을 계획했는데 실제로는 1246가구를 선보이는 데 그쳤다. DL이앤씨도 올해 실제 공급물량이 4452가구로 계획(1만1150가구) 대비 절반에 못 미쳤다. GS건설도 1만6000여가구를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8300여가구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적지 않은 업체들이 계획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공급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정치 불확실성으로 '봄 분양 성수기'가 실종된 데다 새 정부 들어서 잇단 대출규제 시행으로 선뜻 분양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 분양시장이 살아나기를 기대했는데 초강력 수요억제 정책이 나오면서 시장이 더 얼어붙었다"며 "내년으로 이월된 물량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급실적은 입주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10대 건설사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공급량의 70~80%를 담당하고 있다. 주택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공급 부진은 무엇보다 서울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서울서 청약을 받은 단지는 33곳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절반가량 줄어든 17개 단지에 불과하다.
내년 역시 분양물량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건설사 한 임원은 "내년 계획은 올해보다 높게 잡고 있다"면서도 "지방선거, 추가 규제 가능성 등 변수가 워낙 많아 실제 공급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장인서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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