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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렵기만 했는데…" 외음부에 항문까지 제거한 50대女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7 08:02

수정 2025.12.17 09:55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영국 이스트요크셔 구울에 사는 지나 손턴(57)은 수년간 지속된 가려움증이 단순 피부 질환인 줄 알았으나 결국 암으로 판명돼 대수술을 받았다. 그는 생존을 위해 외음부와 항문을 모두 제거해야 했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손턴은 수년간 외음부 가려움과 통증에 시달렸다. 초기에는 자궁내막증과 경화성 태선 진단을 받았으나 증세는 점차 악화해 보행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조직검사 후 외음부암 1B기 진단

수년 뒤 환부에서 피부 손상과 출혈이 발생하자 조직검사가 진행됐고 손턴은 외음부암 1B기 판정을 받았다.

이는 암 크기가 2cm 이상이거나 피부 및 조직으로 1mm 이상 침윤된 상태를 뜻한다. 의료진은 암의 위치와 침범 범위를 고려해 외음부와 회음부, 항문을 제거하는 수술을 권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그는 회복 과정을 거쳐 현재 통증과 가려움 없는 일상을 되찾았다. 손턴은 "작은 변화라도 발견하면 즉시 검사를 받으라"고 조언하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드문 암

외음부암은 여성의 외부 생식기인 외음부에 발생하는 비교적 드문 암이다. 전체 여성암 중 차지하는 비중은 낮으나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치료 범위와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2024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신규 외음부암 환자는 231명으로 전체 여성암의 0.2% 수준이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8%로 가장 많았으며 70대 26%, 80대 이상 24% 순으로 나타났다.

HPV 감염과 경화성 태선 등 위험 요인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경화성 태선 등 만성 외음부 피부 질환, 고령, 면역 저하, 흡연 등이 꼽힌다. 특히 경화성 태선은 외음부 피부를 얇고 취약하게 만들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잘 낫지 않는 상처나 궤양, 지속적인 가려움, 출혈, 통증, 화끈거림, 피부색이나 두께 변화, 외음부 종괴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가려움이나 피부 변화가 수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 염증으로 여기지 말고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료법은 암의 크기와 침윤 깊이, 전이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초기에는 병변 부위만 절제하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진행된 상태라면 외음부 절제술과 함께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1기 단계에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은 80~90% 이상으로 비교적 높다.

2주 이상 지속, 통증 동반될 경우 산부인과 진료 권장

의료계에서는 가려움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피부색 변화, 출혈, 통증이 동반될 경우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또한 경화성 태선은 외음부암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이므로 장기간 지속될 경우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외음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1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9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