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백종원 리스크'를 안고 출발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이하 '흑백요리사2')가 오로지 '요리'와 '경쟁'의 맛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강렬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16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흑백요리사2'의 1회부터 3회가 처음 공개됐다. 공개된 3회까지에는 백수저 18인과 맞붙을 흑수저 선정 1라운드와 '히든 백수저' 2인의 등장, 그리고 백수저와 흑수저가 맞붙는 2라운드 초반부가 담겼다.
'흑백요리사2'는 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펼치는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총 12부작으로 공개된 시즌1은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전 세계 톱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OTT 예능 최초 한국 갤럽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024년 9월 조사에서도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및 해외 모두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
이후 1년 만에 시즌2가 공개됐지만, '흑백요리사2'는 인기의 후광만 안고 있지는 않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백종원과 그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여러 이슈가 제기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것. 백종원이 출연한 MBC '남극의 셰프' 또한 최근 방송을 시작했지만, 프로그램의 질적인 부분보다 출연자 백종원의 이슈가 더욱 부각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어야 했던 상황이었기에 '흑백요리사2'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흑백요리사2'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백종원의 분량을 줄이기보다 지난 시즌1과 변함없는 존재감으로 담아냈고, 출연자들이 백종원에 대해 칭찬하거나 존경을 표하는 부분도 덜어내지 않고 그대로 프로그램에 실었다. 백종원의 심사평도 함께 심사위원을 맡은 안성재 셰프와 균일하게 담아내면서 논란을 의식한 행보보다는 '요리 서바이벌'이라는 본질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확실히 재미는 보장이 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셰프들과 이들이 만드는 음식, 그리고 새로운 경쟁 시스템의 도입이 신의 한 수가 됐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었다. 흑수저 80인과 백수저 20인의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기 전 흑수저 20인을 먼저 선정하는 형식은 시즌1과 동일했지만 여기에 '히든 백수저' 제도가 도입됐다. 시즌1에 이어 재도전에 나선 최강록, 김도윤 셰프가 '히든 백수저'로 등장해 80인의 흑수저들과 1라운드 대결을 함께 펼치게 된 것. 이 과정에서 흑수저가 2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경우는 '히든 백수저'를 제외한 18인으로 제한됐고, '히든 백수저'가 1명씩 2라운드 진출권을 손에 거머쥐게 되면 그에 비례해 흑수저 셰프의 생존권이 하나 더 생겨나는 형식을 취했다.
'히든 백수저'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흑백요리사2'의 1라운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만약 '히든 백수저' 한 명이 떨어지게 되면 2라운드에 올라갈 흑수저 셰프 자리 역시 하나가 비게 되는 방식이었기에 과연 '히든 백수저'가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지를 보는 과정이 손에서 땀을 쥐게 했다.
새롭게 합류한 셰프들도 보는 맛을 더했다. 백수저로는 57년 차 중식대가 후덕죽을 시작으로 미쉐린 2스타 셰프 이준, 한식과 양식으로 미쉐린 1스타를 2개나 받은 손종원 셰프, 송훈, 정호영, 샘 킴, 레이먼 킴 등 이미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스타 셰프들도 대거 합류했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대한민국 1호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흑수저의 라인업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미쉐린 빕구르망에서 여러 차례 선정된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부터 파인 다이닝 계에서 떠오르는 신성으로 불리는 여러 셰프들이 등장했고, 이런 흑수저 라인업을 본 백수저 셰프들 또한 "왜 백수저가 흑수저에 있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출연자 라인업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덕분에 1라운드 경쟁은 확실히 긴장감이 가득했다. 참가자들의 존재감만큼이나 안성재 셰프와 백종원의 심사는 더욱 깐깐해지면서 '생존'과 비등하게 '보류'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셰프의 배경이 아닌 오로지 맛으로만 평가하는 경쟁이었기에 심사위원의 입에서 '생존'이 나올지 '탈락'이 발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다.
프로그램의 입장에서도 이런 경쟁의 치열함이 '백종원 리스크'를 논외로 두게 하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백종원의 심사평보다는 셰프들이 가진 열정과 이들의 요리에만 시청자들의 눈길이 쏠리게 했고, 당장 어떤 셰프가 살아남아 2라운드에 올라갈지에 집중하게 했다. 또한 지난 시즌1에서 조금씩 업그레이드된 방식들도 적재적소에 배치되면서 한 번 시청을 시작하면 이를 멈출 수 없게 하며 '흑백요리사'의 매력에 빠져드는 매력을 발산했다.
이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해 총 13회까지 공개될 여정을 시작한 '흑백요리사2'. 초반 3회까지의 분량으로 이미 '백종원 리스크'를 축소하고 프로그램의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흑백요리사2'는 과연 어깨의 무거운 짐을 털어내고 시즌1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 흥행에 성공할까. 또한 이 치열한 경쟁 속 결국 최후의 1인으로 남게 될 셰프는 누가될지 궁금증이 커진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