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한때는 신당 창당 구상까지 공개하며 트럼프와 대립각
측근 "두 사람, 갈등 국면은 이미 지나간 듯"
측근 "두 사람, 갈등 국면은 이미 지나간 듯"
1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머스크가 최근 공화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했고, 추가 지원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만찬을 한 뒤 공화당에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기부금 액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 갑부인 그의 재정적인 지원은 민주당의 의회 다수당 탈환을 저지하려는 공화당에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2억9150만달러(약 4298억원)의 사재를 투입했다.
특히 머스크가 설립한 슈퍼팩인 '아메리카팩'은 7개 경합 주 유권자에게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할 경우 100달러(약 14만7000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헌법 청원 서명자 중 하루에 1명씩 추첨을 통해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지급하기도 했다.
현금을 앞세운 아메리카팩의 헌법 청원 운동은 경합 주의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활약 때문에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연방정부 비용 절감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감세 법안이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는 계기가 됐다. 머스크는 감세 법안에 대해 "역겹고 혐오스럽다"면서 자신의 SNS를 통해 법안 부결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반드시 낙선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아메리카당'이라는 신당 창당 구상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이후 머스크가 일부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도 누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환영 만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처럼 밀착되지는 않겠지만 갈등 국면은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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