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3년 10월 그랩(Grab)과 동남아 사업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슈퍼뱅크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상장 첫 날 슈퍼뱅크의 기업가치는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가 슈퍼뱅크에 첫 투자를 집행한 2023년 당시 기업가치(9000억원)와 비교하면 2.6배로 성장한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분가치도 크게 올랐다.
슈퍼뱅크의 청약에는 100만건이 넘는 주문이 물려 3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 당일 주가가 급등해 공모가(주당 635루피아)보다 약 25%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슈퍼뱅크가 론칭 1년6개월 만에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 카카오뱅크는 고비용·고위험의 인수합병(M&A) 방식 대신, 기술 기반의 '스마트 전략'을 도모했다.
카카오뱅크, 슈퍼뱅크에 혁신 금융 자문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론칭부터 상품 및 서비스 출시, 모바일 앱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단순한 지분투자를 넘어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뱅킹 성공 경험과 기술 역량을 발휘해 슈퍼뱅크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상품 개발에 직접 참여,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선보인 신상품 '카르투 언퉁(Kartu Untung)'은 출시 2주 만에 가입자 10만명이 몰리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뱅킹 노하우 전수에 기반한 차별화된 상품, 그랩 등 주주사와의 생태계 활용을 통한 높은 편의성과 접근성에 힘입어 슈퍼뱅크는 빠르게 인도네시아 시장에 안착했다. 론칭 9개월 만인 올해 1·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현재는 5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글로벌 진출 확대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와의 협업 성공 사례를 발판 삼아 글로벌 진출 영역을 사업 모델, 국가 측면에서 동시에 확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동남아뿐만 아니라 기타 지역으로 진출 국가를 넓히고, 사업 범위도 지분투자, 노하우 전수를 넘어 모바일 금융 시스템 구축을 주도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인가를 획득한 후 서비스를 준비 중인 태국 가상은행의 경우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 개발에서도 카카오뱅크가 선도할 예정이다. 또그랩과도 협력 논의를 이어가며 시너지 창출을 모색키로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카카오뱅크에 최적화된 글로벌 진출 방식을 수립해 결실을 내보임으로써 모바일 금융 기술력에 기반한 글로벌 사업 확장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카카오뱅크가 미래 은행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디지털뱅킹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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