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취임 일성으로 1361조원 규모 기금운용 방향 제시
MBK·홈플러스 사태 언급..PEF 등 위탁운용 책임성 강조
MBK·홈플러스 사태 언급..PEF 등 위탁운용 책임성 강조
[파이낸셜뉴스]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이 17일 공단 본부에서 취임식을 갖고 1361조원 규모 기금 운용에 대한 ‘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취임 일성으로 영국식 모델을 참조한 ‘스튜어드십 코드 시즌2’ 도입과 국내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주택 투자’를 공식화하며 기금 운용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국민연금을 단순한 연기금이 아닌, 경제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유니버셜 오너’로 정의했다. 그는 “공적 연기금은 ‘얼마를 벌었느냐’를 넘어 ‘어디에 투자해 어떤 성과를 거뒀느냐’를 따져야 한다”며 책임투자 원칙 강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원리 적용을 강조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주주권 행사 강화다.
사모펀드(PEF) 등 위탁운용사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도 예고됐다. 김 이사장은 “MBK-홈플러스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위탁운용사가 투자한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게 기금 투자와 평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주택이 새로운 대체투자 자산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심각한 한국의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싱가포르 중앙연기금(CPF)과 네덜란드 연기금(ABP/APG)을 지목했다. 네덜란드 APG의 경우 사회주택 투자를 ‘재정적 수익과 사회적 가치 동시 달성’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규정하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1361조원으로,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10년 평균 7.1%, 5년 평균 8.1%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5%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더 높은 수익 창출을 위해 한국이라는 좁은 연못에서 나와 투자 다변화의 길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지속 가능한 연금 제도를 위해 △정년 연장 및 의무가입연령 상향 △기초·퇴직연금과의 재구조화 등 ‘2단계 연금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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