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온디바이스AI연구본부 본부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5 미래 로봇 리더스 포럼'에서 한국이 피지컬 인공지능(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 현장 활용 사례를 늘려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피지컬 AI 최신 기술 동향과 사례로 살펴본 우리의 현주소'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 때 통상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긁어모으는데, 피지컬 AI는 모터 속도 등 물리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래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AI를 적용하려면 많은 컴퓨팅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를 활용해 3초 분량 동영상을 만드는 데 30분이 소요되는 등 AI 구현에 컴퓨팅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피지컬 AI 육성을 위해선 연구자가 산업 현장 가까이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AI 컴퓨팅 플랫폼 구축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으로 들여온다고 하지만 하드웨어를 보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AI를 적용한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 많이 사용돼야만 중국처럼 피지컬 AI 저변이 깔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피지컬 AI 연구개발(R&D)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선 AI 데이터센터를 규모별로 세분화해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공간, 컴퓨팅 자원,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기술 실험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연지안 조윤주 주원규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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