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명재완(48)씨의 항소심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어린 생명이 너무나도 참혹하게 고통" 목 메인 검사
17일 검찰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명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등)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교사로서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이자 아무런 잘못 없는 피해 아동을 너무나도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10여분에 걸쳐 명씨에게 사형이 선고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는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거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저는 이 사건 피해 아동의 사체를 직접 검시했던 수사 검사로서 너무나 작고, 어리고, 하얗고, 말랐던 피해 아동의 마지막 모습을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 검사는 "피해 아동의 모습은 너무나도 참혹했으며 처절한 고통 속에서 죽어가며 맨손으로 칼을 막으려 적극적으로 반항했던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피고인은 반성문을 수십 차례 제출했으나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친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사형 선고만으로도 유족과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국민이 더는 끔찍한 사건에 매몰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검사는 특히 명씨가 계획적으로 범행 장소와 도구, 방법 등을 준비했고 자신과 친분이 있는 아이는 대상으로 삼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명씨에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명씨, 항소심서도 심신미약 주장 "기억나지 않는다"
명씨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 명씨의 국선 변호인은 "피고인은 가정불화로 양극성정동장애와 불안장애 등을 진단받았고, 참혹한 범행은 병적 상황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며 "정신 병력과 수면제 복용에 따른 이상 반응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심신미약 여부를 다시 한번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명씨 역시 유족에게 사과하면서도 당시 상황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저 때문에 어린 생명이 세상을 떠나게 돼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만 아이를 찌르던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저도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돼서 매일 밤 되묻지만, 그 장면이 기억이 안 난다. 그 전 장면까지는 기억나서 정확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은 명씨에게 "그럼 사형을 선고받아라. 하늘이한테 정식으로 사과한 적도 없다"며 울부짖었다. 또 피해자 측 변호인인 김상남 법무법인YK 변호사는 "일가족의 인생 하나하나가 무너지고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며 영원할 것이라는 점을 참작해 달라"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초등교사가 재직하는 학교에서 만 7세에 불과한 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이 사건으로 전 국민이 느낀 충격과 분노가 매우 크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한 명씨 측의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6일 오전 11시께 열린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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