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투자 통해 글로벌 영향력 확대
인도 현지 법인 설립, 내년 초 오디션 계획
[파이낸셜뉴스]
|
하이브가 해외 매출 비중 70%를 돌파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주도하고 있는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이 해외 거점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하이브의 연결기준 올해 3·4분기 누적 매출액 1조 9334억원 중 73%인 1조4090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하이브의 연간 해외 매출 규모(1조4900여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하이브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64%, 2024년 66%, 올해 3·4분기 73%로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국내 주요 엔터사와 비교해도 하이브의 수출 비중은 돋보인다. 올해 3·4분기 연결 누적기준으로 살펴보면 JYP엔터가 60%(3500억원), YG엔터 51%(1900억원), SM엔터가 35%(3000억원) 순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캣츠아이, TWS, 아오엔, 코르티스, 산토스 브라보스 등 데뷔 2년이 채 되지 않은 아티스트들이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며 “글로벌 엔터시장 내 영향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 주효
하이브의 해외 매출 선전은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레이블 설립 및 인수를 통해 K-팝의 성공 방정식을 현지에 이식하는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이다.
하이브는 지난 2021년 미국 연예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뒤이어 컨트리 음악 강자 빅머신레이블그룹, 릴 베이비, 릴 야티 등이 스타가 속한 힙합 레이블 QC뮤직 등 현지 레이블 인수를 통해 세를 확장했다. 하이브는 올해 3·4분기까지 북미에서 북미에서 누적 4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릴 베이비는 올해 1월 발표한 정규 4집 ‘WHAM’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을 비롯해 ‘톱 앨범’,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 ‘등 주요 차트 정상을 석권했으며, 앨범에 수록된 15곡 가운데 무려 12곡이 당시 메인 송 차트 '핫 100'에 올랐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게펜레코드와 협업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 성과가 두드러진다. 캣츠아이의 ‘Gabriela’는 빌보드 핫100 최고 순위 31위에 올랐으며, 5개월 이상 해당 차트에 잔류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캣츠아이의 스포티파이 월별 청취자수는 전세계 걸그룹 중 1위로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에 각각 노미네이트 됐다.
또 다른 K-팝 주요 시장인 일본에서의 선전도 하이브의 수출 호조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올해 3·4분기 누적 하이브의 아시아 지역 매출은 총 7760억원(40%)으로 이 중 상당 부분이 일본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흥 시장 인도 행보 '주목'
내년에도 하이브는 해외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오디션 프로그램 ‘월드 스카우트: 더 파이널 피스’를 통해 캣츠아이 동생그룹이 데뷔할 예정이다. 캣츠아이 선발 오디션에 참여했던 3인의 멤버가 데뷔조로 확정됐으며, 일본 오디션을 통해 추가 1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이브는 라틴 거점 법인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통해 최근 5인조 보이그룹 산토스 브라보스를 데뷔시켰다. 이들의 데뷔 무대는 1만석 규모로 진행됐고, 티켓은 전석 매진됐다. 또한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의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파세 아 라 파마’를 거친 무사, 로우 클리카, 데스티노 등 팀도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한다.
신흥시장인 인도에서의 행보도 주목된다. 방시혁 의장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법인 하이브 인디아를 통해 내년 초 오디션을 열고, 글로벌 아티스트 육성 모델을 고도화 하겠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인도는 젊고 역동적이며 문화적 다양성이 압도적인 국가다. 세계적인 음악 기업들이 인도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하이브가 추진하는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을 시험하고 확장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무대”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