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 기준 1466.6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350원으로 곤두박질쳐 바닥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오르며 이날 기준 1477.8원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새 10%에 가까운 등락을 반복한 셈이다.
환율이 널뛰는 배경으로는 올해 미국의 관세 이슈를 비롯해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해외투자 확대 기조가 꼽힌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통상질서 재편으로 기업들이 원화를 들고 해외로 나가 달러를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환율 변동성이 크다 보니 환헤지 수단으로 보유하고 있는 달러 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대한민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약 115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그중 예년에 비해 20~30% 정도만 원화로 다시 바꾸지 않았어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기업들 사이에서는 희비가 엇갈린다. 수출 중심 기업들은 같은 액수의 달러를 벌더라도 원화 환산액이 늘어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한다. 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업종은 같은 달러를 더 비싼 값에 사야 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일반 소비자로선 수입비용 상승에 따른 체감물가 상승과 함께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이 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전문가들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환율이 이렇게 오를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며 "방향성만 일정해도 대응이 가능할 텐데 기업들로서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도 "거시적으로 환율이 계속 높아진다기보다 변동성이 커졌다고 봐야 한다"며 "기업들이 가장 꺼리는 것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 경우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경영전략을 세우기도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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